성폭력 등 모든 폭력 강하게 질타

(가톨릭평화신문)



프란치스코 교황이 “어린이와 여성, 노인들의 학대받는 몸에서 상처와 조롱을 받고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의 몸을 본다”며 성폭력을 비롯해 사회적 약자들의 신체에 가해지는 모든 형태의 폭력을 질타했다.

교황은 15일 부활 삼종기도 시간에 “인간의 신체는 영혼과 일치해서 당신 모습을 완전하게 드러내라고 하느님께서 주신 어마어마한 선물”이라며 “우리 이웃의 몸에 가해지는 모든 형태의 착취와 폭력은 창조주 하느님을 모욕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이 훈화는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지의 ‘미투 운동’과 아울러 성직자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최근 칠레에 사과 서한을 보낸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교황은 지난 1월 성직자 성추행 은폐 의혹을 받는 칠레의 후안 바로스 주교를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했으나, 교황청 조사 결과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자 주교회의에 사과 서한을 보냈다.

교황은 서한에서 “피해자들의 삶에 대한 냉엄한 증언이 담긴 (교황청 조사단의 조사) 자료를 읽고 슬픔과 부끄러움을 느꼈다”며 “진실하고 균형 잡힌 정보가 부족해 상황을 인식하고 판단하는 데 중대한 실수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이어 “나로 인해 상처를 입은 모든 이에게 용서를 구한다”고 말하고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 용서를 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1월 칠레 방문 당시, 교황은 바로스 주교를 향한 비난 여론에 대한 질문에 “증거를 갖고 오면 말하겠다”며 근거 없는 성직자 비방을 중단하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하지만 귀국 비행기에서 “피해자들 처지에서 보면 부적절한 발언이었다”고 사과한 뒤 진상 조사단을 칠레에 급파한 바 있다.

교황은 이 사건과 관련해 칠레 주교단을 바티칸으로 긴급 소집했다. 추문과 관련된 상황을 바로 잡고, 정의를 바로 세우고, 대책을 식별하는 데 있어 주교들의 협력을 요청하기 위해서다. 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