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직현장에서] 건너감의 신비

(가톨릭평화신문)
▲ 배병우 수사



모든 신앙인의 중심에서 그들의 삶을 지탱하는 희망이요 버팀목은 예수 그리스도의 파스카 신비이다. 그리고 피정은 그 신비를 체험하는 장이다.

파스카는 건너감을 의미한다. 유한함의 마지막 순간인 죽음으로부터 또 다른 새로움의 시작인 생명으로,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헤매는 듯한 절망에서 눈부시게 비치는 광명 안에서 희망으로, 세상으로부터의 억압 안에서 포로와 노예의 삶에서 진정한 자유와 해방의 삶으로 건너감이다.

그분께서 세상에 당신의 모습을 친히 드러내신 이유는 바로 이 건너감을 보여주시기 위한 것이다. 그분께서는 이 건너감의 신비를 통해 새로운 생명과 희망, 자유와 해방을 보여주셨다. 그리고 우리를 끊임없이 이 건너감의 여정으로 초대하신다.

신앙인들은 피정 안에서 이 건너감의 신비를 체험한다. 그들은 피정을 통해 자신으로부터 하느님께로 건너간다. 세상 안에서 자신에게 맞춰져 있던 시선이 하느님께로 향한다. 세상의 약자인 자신을 바라봄에서, 펼쳐지는 죽음과 절망 속에서, 포로와 노예의 삶에서 벗어나 세상의 진정한 승리자이신 그분을 바라보게 된다. 새로움과 광명, 자유와 해방 안에서 형언할 수 없는 풍요로움을 체험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나’라는 테두리에서 ‘그분’의 울타리로 건너감을 통해 새롭게 되어 다시금 하느님의 자녀로 살아갈 수 있는 생명을 얻는 시간이 피정이다.

마리아의 아들 수도회 몬띠 피정의 집은 세상 안에서 살아가면서 몸과 마음이 지쳐 있는 모든 신앙인을 위한 열린 쉼터가 되기를 원한다. “몬띠 피정의 집으로 여러분 모두를 초대합니다.”



배병우 수사(마리아의 아들 수도회 몬띠 피정의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