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주일 추천도서

(가톨릭신문)
인문학 열풍, 청소년들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고전읽기, 논술 등의 인문소양은 오늘날 청소년들에게 교양을 넘어 필수로 자리 잡고 있다. 사실 2000년 역사 속에서 인문학을 선도해온 교회는 인문소양을 길러주는 수많은 양서를 내왔다. 학교, 도서관을 비롯한 여러 청소년교육 관련 기관에서 선정하는 권장도서에도 교회의 고전들이 빠지지 않는 것이 그 이유다. 교회의 고전들은 인문소양을 증진시킬 뿐 아니라 신앙심도 키워준다. 청소년 주일을 맞아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인문소양과 신심을 함께 선물해줄만한 책을 추천한다.


■ 어린이

세계적인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는 문학을 통해 가난하고 고통 받는 이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고자 한 러시아 작가다. 어린이를 사랑했던 그는 어린이들이 읽을 수 있는 동화를 많이 썼고, 그 동화들이 세계적으로 읽히고 있다.

「톨스토이 세 가지 이야기」(글·그림 이원희/176쪽/1만2000원/바오로딸)는 톨스토이의 작품 중에서도 복음의 메시지를 잘 표현한 3편의 이야기를 만화로 그려낸 책이다. 책에는 이원희 만화가가 컬러 만화로 각색한 ‘바보 이반’, ‘대자’, ‘달걀 하나로 시작된 싸움’이 실렸다.

세계적으로 가장 잘 팔리는 베스트셀러이자, 수많은 인문도서에서 영감을 받고, 인용한 책이 있다. 바로 성경이다. 서양의 사상, 문화, 예술 등 인류사의 모든 부분이 성경을 빼고는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다. 하지만 수천 년 전, 먼 외국에서 쓰인 책, 성경은 어린이에겐 조금 어려운 책이기도 하다.

공지영 작가가 쓴 「공지영의 성경이야기」(공지영 지음/김이슬 그림/296쪽/2만2800원/분도출판사)는 어린이도 성경의 이야기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책이다. 세 아이의 엄마 공지영 작가는 자녀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마음으로 성경이야기를 부드럽게 풀어낸다. 성경 속 여러 인물의 이야기에서 하느님과 인간의 관계, 인간의 행동과 책임, 하느님의 사랑과 용서 등의 메시지를 만날 수 있다.


■ 청소년

소설을 좋아하는 청소년이라면 「천국의 열쇠(개정판)」(A.J. 크로닌/이승우 옮김/바오로딸/652쪽/1만2000원)를 추천할만하다.

1941년 발매된 이 책은 초판이 나온 이래 같은 달에만 6회에 걸쳐 중판을 거듭했으며, 반년 동안 60만부 판매를 기록하며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렸다. 10여 년 간 미국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고 영화로도 제작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책이다.

치점 신부의 생애를 그린 이 책은 수많은 사제성소를 이끈 책이다. 동시에 신앙에 관계없이 이상적 인간상을 공감할 수 있고, 삶의 진리를 성찰할 수 있게 하는 책으로 청소년 권장도서목록에 자주 등장하는 책이기도 하다. 소설로서의 흡입력도 강해 책을 자주 접하지 않는 청소년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시는 한 시대의 정신을 함축한다. 그리고 훌륭한 시는 모든 시대를 관통하는 진리를 전달한다. 「단테의 신곡」(단테 알리기에리 지음/최민순 신부 옮김/상 696쪽 하 704쪽/각 권 1만9000원)은 세계 문학사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서사시다.

이 책은 천국과 지옥, 연옥이라는 세편의 서사시로 이루어졌다. 물론 서사시를 통해 신앙과 당시의 윤리 및 철학에 대해 고찰을 하는 내용을 담았기에 어렵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청소년기에 문학으로서 문자적으로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그 정신적 유산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근대에 들어 인문학은 과학과도 손을 잡는다. 특히 다윈의 「종의 기원」이 주장한 ‘진화론’은 과학의 영역을 넘어 인문, 사회, 철학 등 다양한 영역에 영향을 미친 저술이다. 학교 교육에도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이 ‘진화론’은 오랜 시간 신앙과 대치된다는 오해를 받아 왔다.

「YOUCAT」과 「가톨릭 교회 교리서」의 주요 필진인 쇤보른 추기경은 「쇤보른 추기경과 다윈의 유쾌한 대화」(크리스토프 쇤보른 추기경 지음/김혁태 신부 옮김/1만7000원/생활성서)에서 현대인을 위한 창조와 진화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학교에서 배운 과학과 신앙의 연관관계를 찾는 청소년이라면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이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