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가르침 요약된 기도문, 의미 제대로 알고 바쳐야 ‘진짜 기도’

(가톨릭평화신문)







예수님께서도 틈만 나면 외딴곳에서 기도하셨을 만큼 기도는 그리스도인의 일상이다. 그래서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라도 자연스럽게 기도할 수 있기를 희망할 것이다. 하지만 ‘하느님과의 만남’이라는 기도는 말만큼 쉽지 않다. 기도를 갈망하는 이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될 책들을 모았다.



주님의 기도 바로 알기 / 게르하르트 로핑크 지음 / 김혁태 옮김 / 생활성서 / 1만 3000원

가톨릭 신앙인들이 가장 먼저 접하고 가장 많이 바치는 기도는 당연 ‘주님의 기도’이다. 주님께서 친히 가르쳐 주신 유일한 기도이지만 애석하게도 그 의미를 잊은 채 무미건조하게 혹은 습관적으로 이 기도를 바치곤 한다. 나아가 자신이 처한 현재 상황에 맞춰 주님의 기도를 왜곡시키고 변형시켜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신 본래 의도와는 상관없이 바치기까지 한다.

세계의 석학인 성서학자 게르하르트 로핑크 신부는 이에 현시대에 바쳐지는 변형되고 왜곡된 주님의 기도에 관해 문제를 제기하고, 주님의 기도에 내재한 참된 의미와 그 안에 담겨 있는 사랑을 친절하게 안내한다.

로핑크 신부는 특히 주님의 기도를 신학적으로 분석하기보다 성경 속 배경에서 이루어지는 예수님의 가르침과 그 마음에 집중한다. 그리하여 당시 시대 상황으로부터 시작해 예수님께 기도를 알려달라고 청한 제자들의 원의와 그 청을 들으신 예수님의 모습까지 생생하게 전해준다.

로핑크 신부는 주님의 기도에 대해 “예수님이 가르쳐 주시고 교회가 전해준 대로 주님의 기도를 날마다 바쳐야 한다. 천천히, 깊이 새기며, 경외하는 마음으로! 값진 보물처럼 주님의 기도를 잘 간직해야 한다. 이 기도야말로 우리를 예수님의 마음 한가운데로 이끌어 주기 때문”이라고 정리한다.



주요 기도문 풀이 / 박도식 지음 / 가톨릭출판사 / 6000원

가톨릭 기도서에 수록된 주요 기도문은 가톨릭의 모든 교리를 요약하고 있다. ‘사도신경’에는 믿을 교리가 거의 다 들어있고, ‘천주 십계’에는 그리스도인이 지켜야 할 계명이 다 실려 있다. 따라서 주요 기도문의 뜻을 정확히 알고 기도를 바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뜻을 알고 기도를 바치는 사람과 뜻도 모르고 바치는 사람을 비교할 때, 그 기도의 깊이와 결과가 서로 다를 것이 뻔한 일이기 때문이다.

「무엇하는 사람들인가」 「천주교와 개신교」 등 생전에 베스트셀러 저자요 철학자였던 고 박도식 신부가 쉽고 짧게 풀이한 주요 기도문 해설책이다.



로마서에서 기도를 배우다 / 임숙희 지음 / 성서와 함께 / 1만 4000원

로마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 곳곳에 나타나는 바오로 사도의 기도를 배울 수 있는 책이다.

그리스도인을 박해하는 철저한 유다인에서 그리스도가 생의 전부인 그리스도인으로의 회심, 세 차례 선교 여행과 마지막 로마 여정까지 온 세상을 두루 다니며 복음을 선포한 이방인의 사도 바오로의 삶의 바탕에는 기도가 있었다.

로마서를 통해 ‘기도하는 사람, 바오로’를 따라가며 참으로 하느님 앞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근본 자세가 무엇인지, 복음에 합당한 삶이 무엇인지 성찰하게 한다.



치프리아노 주님의 기도 / 장재명 지음 / 성서와 함께 / 1만 원

이 책은 교부학과 교부신학을 전공한 장재명(부산교구) 신부의 ‘생각하는 그리스도인’ 시리즈 첫 권이다. 혼자서 또는 공동체를 이루어서 교부들의 문헌을 읽고, 배우고, 생각하고, 나누고, 묵상할 수 있도록 돕는 안내서이다.

가톨릭교회는 성경과 성전을 하느님의 계시가 담겨 있는 두 가지 원천이라고 고백한다. 성전은 ‘교부들의 증언이 언제나 살아 있는 전통’을 말한다. 따라서 교부들의 저서를 읽는 것이 성전을 아는 데 가장 핵심적인 활동이라 하겠다.

3세기 북아프리카 카르타고 주교였던 성 치프리아노 교부는 서방 교회 최초의 주교 저술가였다. 그는 “교회를 어머니로 모시지 않는 사람은 하느님을 아버지로 모실 수 없다”는 유명한 말을 남긴 교부로 성경과 교회 일치, 세례, 참회, 순교 등에 관한 방대한 저술을 남겼다.

이 책은 치프리아노 교부가 당대 신자들뿐 아니라 오늘날 우리에게 ‘주님의 기도’에 관해 그 의미를 해설해 주고 있다.



마음을 씻고 영혼을 돌보는 고해성사 / 곽승룡 지음 / 기쁜소식 / 1만 원

부담 없이 고해성사를 하는 방법을 일러주는 책이다. 복음에 비추어 자신의 마음과 영혼을 들여다보는 고해성사를 위한 성찰과 식별 방법을 소개한다.

성찰은 마음속에 있는 악과 죄를 들여다보는 것이고, 식별은 마음과 생각 속에 있는 선과 축복을 들여다보고, 그 움직임을 바라보는 관상 수련이다. 저자는 그래서 고해성사는 자신의 양심과 영혼을 들여다보는 수련이라고 한다.

이 책은 그동안 죄 중심으로 고해성사를 본 이들에게, 곧 미사에 빠지고 사람을 미워하던 정도의 죄에 머물던 신자들에게 이제는 말씀과 성령에 이끌려 영적인 위로를 통해 영적으로 성장하는 고해성사가 되도록 이끈다.



리길재 기자 teotokos@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