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웃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 자살 예방 첫걸음

(가톨릭평화신문)


10대의 사망 원인으로 자살이 가장 높다는 통계청 발표가 나왔다. 10대 자살률 증가와 함께 전체 자살 사망자 수도 늘었다는 암울한 소식이다. 우리나라의 10만 명당 자살자 수는 2013년 28.5명, 2017년 24.3명으로 5년 연속 감소하다, 2018년 24.7명을 기록하며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는 OECD 국가 평균(11.5명)의 두 배를 초과한다. OECD 국가에서 잠시 2위로 떨어졌던 자살률이 올해 다시 1위로 올라설 기세다.

정부는 급격히 증가한 청소년 자살률의 배경이 유명 연예인의 자살 보도의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유명 연예인의 자살을 모방하는 베르테르 심리효과라고 꼽았다. 유명 연예인의 자살을 개인의 선택 혹은 권리인 것처럼 보도하는 행태도 문제다.

통계청 발표에서 전년 대비 자살률이 10대(22.1%), 40대(13.1%), 30대(12.2%)에서 많이 증가한 것은 가장 우려가 되는 대목이다. 자살을 생각하는 주된 이유는 경제 문제, 가정생활, 시험ㆍ진로 문제가 뒤를 잇는다. 학업 및 성적 스트레스는 청소년 자살의 가장 큰 원인이 된 지 오래다. 세계보건기구와 국제자살예방협회가 세계 자살 예방의 날(9월 10일)을 제정한 지 16년이 지났지만, 우리나라는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의 언저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2011년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법을 제정하고, 자살위험자 구조에 협조할 의무를 부여하는 자살예방법도 최근 개정했다.

자살을 생각하는 원인은 이제 모두가 다 안다. 한 생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로 결심하기까지 그가 속한 가족과 친구, 공동체가 있다. 자살률을 낮추려면 자살 시도자에 대한 빠른 대응과 효율적인 구조도 중요하지만, 자살 시도자가 되기 이전 단계부터 징후를 알아차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 결국, 타인에 대한 따뜻한 사랑과 관심이 없으면 대처할 방법이 없다. 생명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는 교회는 가정과 사회에서 길 잃고 아파하는 이들에게 안전지대가 되어 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