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시와 그림] 공명지조(共命之鳥) 이야기

(가톨릭평화신문)



몸은 하나이면서

머리는 두 개가 되는 새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두 머리는 서로를 미워하면서

자기주장만 옳다고 싸웠습니다

그러다 끝내는 둘 다 죽고 말았습니다

(사자성어 ‘공명지조’의 뜻)



남과 북으로 갈라진 나라가 있습니다

하늘이 갈라지고 땅이 갈라지고

산도 강도 갈라진 나라

한편에서는 전쟁 무기를 만들고

한편에서는 평화를 준비하는 나라



그런데 보십시오. 이제는

국민들도 분열되고 있습니다

네 편이다, 내 편이다 갈라지고

진보다, 보수다 갈라지고

촛불도 민심도 갈라지는 나라

그래서 국회가 전쟁터가 되어

여·야가 서로를 무시하며 싸우는 나라



아아, 하느님이시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이제는 서로 화해하고 협력하며

국가를 위하고 국민들을 사랑하게 하소서

그리고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역사의 진리를 깨닫게 하옵소서



시와 그림=김용해(요한)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