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가톨릭교회, 코로나19 예방 위해 ‘신체 접촉’ 각별히 주의

(가톨릭평화신문)
 
▲ 필리핀 교회 신자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기도회에 참석하고 있다. 【CNS】

 

 


한국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재확산 소식이 외신을 통해 국제 사회에 전해지면서 해외 가톨릭교회와 개신교회들도 코로나19가 종교 집회를 통해 어떤 방식으로 재차 퍼지게 됐는지 주목하고 있다.

특히 해외 언론들은 신천지 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이라는 종교 집단을 중심으로 대구 경북 지역에서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퍼진 사실을 상세히 전하면서 해외 여러 종교도 예배 방식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싱가포르의 경우 2월 24일 현재까지 보고된 89건의 코로나19 감염 사례 중 3분의 1가량이 교회 집회와 관련된 것으로 집계됐다. 홍콩에서는 종교 집회와 관련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한국의 경우 확진자 556명 가운데 200명 이상이 한 교회(신천지)와 관련됐다고 해외 언론들은 전했다. 싱가포르의 교회 두 곳에서 확진자 6명이 발생했고, 또 다른 교회에서는 23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싱가포르의 한 정부 관계자는 “아시아에서 여럿 발생한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진 사례를 볼 때, 성가와 함께 포옹이나 손잡기와 같은 신체 접촉을 자주 하는 교회 예배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은 어찌 보면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며 “증상이 있는 환자가 이 같은 밀접한 접촉을 통해 예배 중 전염병을 퍼뜨릴 수 있다”고 전했다. 한 아시아 언론은 한국의 신천지 예배 방식을 전하면서 예배 중 사람들은 커다란 홀에 가까이 모여 앉아 몸동작과 함께 큰소리로 찬양했으며, 기도회 중에 마스크를 제거하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전했다.

싱가포르 가톨릭교회는 미사 전 손소독과 체온 재기 등으로 예방에 힘을 기울이고 있지만, 일부 대형 개신교회 목사들은 “주일에 교회 문을 닫는 것은 병원을 닫는 것과 같다”며 폐쇄를 유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아시아 언론들은 신천지를 비롯해 예방에 적극 동참하지 않는 교회들이 코로나19의 벽을 허무는 잠재적인 ‘숙주’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 보건 당국자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필리핀 주교회의는 지침을 통해 신자들이 성체를 손으로 영하도록 하고, 고해소 안에는 칸막이에 보호 천을 덧대도록 권고하고 있다. 미사 중에도 접촉을 절대 피해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재의 수요일 예식 때에도 신자의 이마 대신 머리 위에 재를 뿌리는 방식을 취하도록 권고했다.

이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