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성 김대건 탄생 200주년을 준비하며

(가톨릭평화신문)


성 김대건 탄생 200주년 희년이 7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11월 29일 대림 제1주일을 시작으로 1년간의 희년에 들어간다. 희년을 맞아 한국 천주교회는 교황청 내사원에 전대사 수여를 청원했고, 최근 허용 방침이 전해졌다. 이제 한국 교회 첫 사제인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희년을 우리 교회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떻게 준비할지만 남았다. 기념사업이든, 기념행사든, 영적 프로그램이든 교회 공동체에 크나큰 영적 유익이 되도록, 또 특별한 은총이 될 수 있도록 정성 들여 준비해야 할 터다.

한국 교회가 2021년 한 해를 기쁨과 은총의 해, 희년으로 선포하게 된 것은 우리 교회가 순교자의 피를 밑거름으로 자생했다는 첫 마음을 잊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순교자들의 삶과 죽음, 그 의미에 대한 깊은 성찰과 감사를 통해 제3000년기 새로운 복음화, 그 변화와 쇄신으로 나아가도록 순교자들의 전구를 청하는 의미도 깔렸다. 더욱이 2021년은 김대건 성인뿐 아니라 시복을 추진 중인 가경자 최양업 신부도 똑같이 탄생 20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다. 따라서 피와 땀의 순교로 한국 교회의 초석이 된 김대건ㆍ최양업 신부, 나아가 동료 선교사들과 순교자들도 특별히 기억하고 순교 신앙을 되새김질하는 은총의 한 해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기념행사나 사업이 아니라 김대건, 최양업 두 사제의 선교 열정과 순교 신심을 사는 것이다. 이 시대 순교의 의미와 우리 교회가 잃어버린 신앙과 삶의 가치는 무엇인지 다시 한 번 돌아봐야 할 것이다. 순교자들의 피로 비옥해진 땅에서 복음화의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은 교회의 초심으로 돌아가는 기쁨의 한 해가 되도록 준비해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