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피어나는곳에] “제 건강보다 태국에 있는 아이들이 걱정이에요”

(가톨릭평화신문)
 
▲ 파니티 사리시씨(왼쪽)가 병원 사회복지사 조선희씨와 스마트폰 번역기를 이용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김학배 신부

 

 


“아이들이 보고 싶지만, 한국에 있어야 해요. 일해서 돈을 보내야 해요.”

태국에서 온 파니티 사리시(23)씨는 떨어져 지내는 두 살배기 딸과 세 살배기 아들 생각이 났는지 고개를 떨궜다. 아직 어린 두 아이를 친정엄마에게 맡기고 한국에 온 건 가족 생계를 책임져야 했기 때문이다. 태국에서 버는 돈으로는 아이들 교육도 제대로 시킬 수 없었다. 고심 끝에 사리시씨는 2019년 11월 남편과 함께 태국을 떠나 한국으로 왔다.

석 달 정도 경기도 광주에 있는 전자제품 부품 공장에서 이를 악물고 일했다. 200만 원을 받아 월세 30만 원과 생활비 20만 원을 빼고 나머지는 전부 태국으로 보냈다. 몸과 마음이 힘들어도 태국에 있는 가족을 생각하며 버텼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퍼지면서 공장엔 일감이 줄어들었고, 사리시씨도 더이상 일을 할 수가 없게 됐다. 더 막막해진 건 남편이 말도 없이 떠나버려서다. 연락도 끊겼다. 말도 모르고 지리도 모르는 낯선 땅에서 사리시씨는 졸지에 홀로 남겨졌다.

유일하게 한국에서 연락하는 사람은 태국에서부터 알고 지내던 언니였다. 언니 역시 돈을 벌기 위해 한국에 먼저 와 있었다. 오갈 곳 없는 처지가 된 사리시씨는 언니가 있는 춘천으로 와서 언니 집에 얹혀살았다. 사리시씨가 춘천으로 오고 나서 얼마 뒤 언니는 태국에 잠깐 다녀온다고 떠났는데, 코로나19로 태국에 발이 묶여 버렸다.

다시 혼자가 된 사리시씨는 제대로 밥도 챙겨 먹지 못하고, 무리하게 일자리를 알아보러 다니다 감기몸살을 호되게 앓았다. 한국말을 할 수 없으니 약국에 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러다 증세는 점점 더 심해졌고 기침은 계속됐다. 2주간 몸무게가 10kg이나 빠졌다. 거의 의식을 잃어가던 그를 발견한 건 태국 언니의 지인이었다. 언니는 연락이 뜸한 사리시씨가 걱정돼 한국에 있는 지인에게 사리시씨에게 한 번 가 봐 달라고 부탁했던 것이다.

지난 3월 한림대 춘천성심병원 응급실에 실려온 사리시씨는 결핵, 폐렴, 폐색전증 진단을 받았다. 열흘 넘게 중환자실에서 집중 치료를 받았고 다행히 상태가 호전돼 두 달 만에 퇴원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완치되려면 6개월 정도 약물치료를 계속 받아야 한다. 두 달간 쌓인 병원비 2200만 원과 앞으로 들어갈 약값을 생각하면 사리시씨는 눈앞이 깜깜하다. 사리시씨는 “빨리 일을 해서 돈을 벌어야 하는데 큰일”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cpbc.co.kr





후견인

춘천교구 사회사목국장 김학배 신부

우리나라에서 외국인 노동자로 살아온 사리시씨의 고통에 주님께서 함께하심을 체험할 수 있게 사랑을 나눠 주시길 바랍니다. 기도로 보답하겠습니다.





성금계좌(예금주 : 가톨릭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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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454-000383-13-102



※사리시씨에게 도움 주실 독자는 7일부터 13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21)에게 문의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