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농법 손 모내기로 공동의 집 살린다

(가톨릭평화신문)
 
▲ 의정부교구 환경농촌사목위는 5월 30일 경기도 파주시 광탄성당 옆 박달산 텃밭에서 사제와 수도자, 신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자연농법으로 손 모내기를 했다.

 

 


사람들이 밭에 쪼그리고 앉아 모를 심는다. 모내기 철 농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앙기는 찾아볼 수 없다. 흔한 모내기 모습은 분명 아니다. 바로 의정부교구 환경농촌사목위원회(위원장 김규봉 신부)가 지향하는 자연농법이다.

자연농법은 땅을 갈지 않고 농약과 비료를 사용하지 않으며 잡초도 뽑지 않는다. 잡초의 뿌리는 땅속에 있으면서 공기를 순환시킨다. 뿌리가 머금은 수분은 토양을 비옥하게 한다. 땅을 갈지 않았는데도 흙이 촉촉하고 부드럽다. 잘라낸 풀이 흙을 덮고 있어 수분을 유지해주기 때문이다. 일회용품과 플라스틱도 가능한 사용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그저 손만 조금 보태면 된다.

의정부교구 환경농촌사목위는 5월 30일 경기도 파주시 광탄성당 옆 박달산 텃밭에서 사제와 수도자, 신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자연농법으로 손 모내기를 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다.

김규봉 신부는 “모를 기르는 과정에서부터 비료와 농약을 주고 수확, 탈곡, 배송하는 모든 것들이 화석연료에 기인하고 있는데 자연농법은 가능한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자연에 따라 살아가자는 취지를 살리는 것이라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모내기에 참여한 이경현(스텔라, 의정부교구 운정본당)씨는 “물 없이 모내기하고 잡초를 없애지 않는다는 것이 새롭다”며 “자연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해를 가하지 않으면서 공존하는 방식이라서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모내기에 앞서 의정부교구 환경농촌사목위는 박달산 텃밭에서 풍년 기원 미사를 봉헌했다. 미사는 상지종 신부(8지구장) 주례로 환경농촌사목위원장 김규봉 신부, 파주EXODUS위원장 민형기 신부, 광탄본당 주임 김준동 신부가 공동 집전했다.상지종 신부는 미사 강론을 통해 “많은 사람은 눈앞에 보이는 수확물이 많으면 풍년이라고 할지 몰라도 우리에게 있어서 풍년은 하늘은 하늘답게 땅은 땅답게 사람은 사람다울 수 있는 것이 풍년”이라고 말했다. 상 신부는 “지금의 한 걸음 한 걸음이 미미할지라도 이는 죽어가는 땅과 하늘, 우리 공동의 집인 지구를 살리는 단 하나의 길이라는 것을 믿는다”고 전했다.

이날 미사에는 성가소비녀회 의정부관구 수녀들과 신자 등 40여 명이 참여했다.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