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첫 사제에서 유네스코 세계 기념 인물까지… 성 김대건 신부 돌아보다

(가톨릭평화신문)





성 김대건(1821~1846) 신부가 한국인 첫 사제라는 사실은 많은 이들이 안다. 김대건 신부가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떤 경험을 했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1984년 성인으로 시성된 후 38년이 흘렀지만 그를 다룬 책은 10여 종으로 너무 오래됐거나 소설이거나 어린이들을 위한 유아 도서에 그친다.

생활성서가 대림 제1주일부터 시작되는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탄생 200주년 희년’을 맞아 「성 김대건 바로 알기」,「성 김대건 바로 살기」 두 권의 책을 나란히 출간했다. 전국의 12명 교구장이 추천서를 썼다.

「성 김대건 바로 알기」는 부산교구 원로사목자 김정수 신부가 2010년에 펴낸 「聖 김대건」이 바탕이 됐다. 「聖 김대건」은 19세기 중엽 조선 시대의 사회적 배경을 짚고, 김대건 신부의 삶과 영성을 신학적으로 정리한 책이다. 당시 울산 월평본당 주임이었던 김정수 신부가 신자들이 김대건 신부의 영성을 삶에 접목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썼다.

「성 김대건 바로 알기」는 김 신부의 일생을 연대기 형식으로 따라갔다. 김대건은 19세기 조선의 작은 시골 마을 솔뫼에서 태어나 15살에 마카오로 유학을 떠나 신부가 되어 고국으로 돌아왔다. 1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을 사제로 살다가 26살의 나이에 반역자로 몰려 군문효수형(죄인의 목을 베어 군문에 매다는 형벌)을 당했다.

당시 조선은 하느님의 신적 초월성과 계시, 거룩함과 사랑에 관한 말이 전무한 시대였다. 김대건 신부는 조선 사회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하느님관, 윤리관, 새로운 참삶의 길을 제시했다. 외국과의 통상이 없었던 때에 유럽과 접촉할 수 있었던 마카오에서 유럽의 신학을 배워 익힌 사람으로서 조선의 기득권자들의 폭력에 희생될 수밖에 없었다. 김대건 신부는 예수를 통해 모든 백성을 포용하는 새로운 빛을 전했지만 기득권자들은 폭력적인 박해와 살인으로 대적했다.

“김대건 신부는 비록 짧은 생을 살았음에도 1840년대 조선의 가장 결핍되었던 부분을 채울 수 있는 올바른 행동을 한 선두 주자였으며, 계급과 차별로 점철된 사회의 현실을 바라볼 수 있도록 새로운 눈과 지평을 열어준 선각자였고, 모호하게만 느껴졌던 하느님을 또렷이 밝히고 전하는 역할을 한 중개자였다.”(125쪽)

김 신부가 남긴 생애와 업적, 활동에 이어 제4장에서는 ‘김대건 신부의 삶과 앎’을 9개 영역(떠나는 삶ㆍ평등사상ㆍ세계의 양심ㆍ조국 사랑 등)으로 세분화했다. 김대건 신부가 옥중에서 신자들에게 남긴 ‘마지막 회유문’ 새 번역과 김대건 신부 관련 국내 성지 등을 부록으로 소개했다.

「성 김대건 바로 살기」는 묵상 기도서다. 김 신부의 탄생부터 마카오 유학, 신학 공부, 입국, 사제품, 체포 죽음, 묻힘, 시성 과정 등 전 생애에 걸친 영성을 26개 주제로 나눴다. 매주 한 주제씩 묵상할 수 있게 안내한다.

유네스코는 김대건 신부를 ‘2021년 유네스코 세계 기념 인물’로 선정했다. 유네스코는 김대건 신부가 평등의 가치를 주창하며 조선사회에 많은 영향을 끼쳤고, 한국인 첫 사제로 10개 이상의 나라에서 존경을 받는다는 점, 그의 삶과 업적이 200년이 지난 후에도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기념 해를 지정했음을 밝혔다. 국내에서는 김대건 신부 외에 ‘다산 정약용 탄생 250주년(2012)’과 ‘동의보감 발간 400주년’이 유네스코 기념 해로 지정된 바 있다.

이지혜 기자 bonappetit@cpbc.co.kr

성 김대건 바로 알기

김정수 신부 지음 / 생활성서



성 김대건 바로 살기

생활성서사 편집부 / 생활성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