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사목교서] 복음의 기쁨을 선포하는 교구 공동체

(가톨릭평화신문)


지난 두 해 동안 ‘복음의 기쁨을 선포하는 교회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 가정과 본당 공동체를 중심으로 힘써 온 것에 감사를 드립니다. 2021년에는 ‘복음의 기쁨을 증거하는 교구 공동체’를 가꾸는 데에 힘을 모아 주기를 부탁드립니다. 세례받은 우리는 복음 선포의 사명을 수행해야 하는 선교사입니다. 올 한해 가정과 본당, 세상 안에서 복음의 기쁨을 전하는 선교적 교구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 노력합시다. 교구가 지향해야 할 참다운 선교적 자세를 믿음, 희망, 사랑의 향주덕에 비추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1) 교구는 복음의 기쁨을 증거하는 ‘믿음의 공동체’

교구는 하느님께 믿음을 두는 공동체입니다. 우리는 구원으로 이끄시는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신앙을 선물로 받은 믿는 이들입니다. 우리는 이 믿음을 개인적 차원을 뛰어넘어 공동체를 통하여, 공동체와 함께, 공동체 안에서 성장시켜야 합니다. 스스로 하느님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하며, 교회의 가르침을 공부하고, 또한 미사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와 온 공동체가 하나가 되어, 사랑을 실천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2) 교구는 복음의 기쁨을 증거하는 ‘희망의 공동체’

교구는 하느님께 희망을 두는 공동체입니다. 오늘날 악의 세력은 점점 하느님의 뜻보다는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가치가 더 중요한 것처럼 우리를 유혹합니다. 코로나19로 두려움과 불안은 우리를 더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하느님만이 우리의 희망임을 외치고 싶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이집트에서의 노예살이로부터 이스라엘 백성을 해방시키셨고, 엘리야로부터 세례자 요한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예언자들을 통해 언제나 함께하고 계심을 알려주셨습니다. 때가 차자 하느님께서는 외아드님 예수 그리스도를 이 세상에 보내시어 우리에게 부활에 이르는 참된 생명의 길을 마련해 주셨습니다.



(3) 교구는 복음의 기쁨을 증거하는 ‘사랑의 공동체’


교구는 하느님의 사랑을 증거하는 공동체입니다. 사랑의 공동체를 이룬 첫 신자 공동체의 생활은 온 백성에게 호감을 얻었기에 구원받을 이들이 늘어났습니다(사도 2,42-47 참조). 우리도 하느님께 전해 받은 사랑을 공동체와 더불어 충실히 살아감으로써 그리스도를 모르는 모든 이들에게 복음을 증거할 수 있습니다. 복음은 말로만이 아니라, 온 삶으로 전해야 합니다. 특히 코로나19로 힘든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사랑으로 복음의 기쁨을 전해야겠습니다.



사도 바오로는 “내가 복음을 선포하지 않는다면 나는 참으로 불행할 것입니다”(1코린 9,16)라고 복음 선포의 사명을 일깨워주십니다. 교회는 세상 안에서 살아가지만 세상과 구별된 공동체여야 합니다. 올 한 해 하느님께 ‘믿음과 희망과 사랑’을 두는 새로운 복음화의 여정을 살아갑시다. 이러한 노력은 2031년에 맞이할 ‘교구 설정 200주년’의 마중물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