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덕 실천은 신앙인의 사명이자 공동의 집에 함께 사는 인류의 책임”

(가톨릭평화신문)
▲ 인천교구장 정신철 주교가 25일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 신임 이사장에 취임했다. 정신철 주교는 “나눔과 베풂의 이념을 바탕으로, 베푸는 것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회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애덕을 실천한다는 것은 하느님이 우리에게 주신 지상명령입니다. 우리 사명입니다. 애덕을 살아가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 바로 카리타스입니다.”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 신임 이사장 정신철(인천교구장) 주교는 “카리타스인터내셔널의 기본적인 이념은 나눔과 베풂”이라며 “주는 것, 베푸는 것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회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소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 이사장 정신철 주교를 22일 인천교구청에서 만났다.



-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 이사장에 취임하셨습니다. 이사장에 취임하신 소감이 어떠신지요.

“부족한 사람이 교회 중책을 맡게 된 것 같습니다. 전임 이사장이셨던 김운회 주교님께서는 후덕한 인품 속에서 또 폭넓은 학식 속에서 카리타스인터내셔널이 시작할 때부터 많은 노력을 해주셨는데 제가 그 일을 어떻게 감당하게 될지 두려운 마음도 많이 앞섭니다.



-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 활동의 의미에 대해 설명해주시겠습니까.

“우리 가톨릭교회의 해외 원조 활동은 ‘어떤 의미와 목표’를 가진 사업이라기보다는 그리스도 사랑의 계명을 실천하는 구체적이고 또 실질적인 모습입니다. 그래서 우리 교회의 해외 원조 활동은 ‘의미’보다는 우리 신앙인들의 ‘사명’이라는 표현이 적절할 거 같습니다. 교회의 ‘해외 원조 활동’은 ‘그리스도의 사랑의 기적’이라는 말과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 한국 교회 해외 원조 활동의 의미는 바로 ‘그리스도의 사랑의 기적’을 전 세계에 알리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올해 해외 원조 주일 주제가 ‘인류는 한 가족, 우리 공동의 집’입니다.

“2020년과 올해 한국 천주교회는 자연 생태계 위기로 생겨난 ‘세계적 불평등’으로 인해 고통받는 이들의 외침에 응답하기 위해 올해 해외 원조 주일의 주제를 ‘인류는 한 가족, 우리 공동의 집’으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매년 가난한 이들의 절박한 외침이 점점 더 커지고 세계 곳곳에서 들려옵니다. 그리고 이들의 삶을 위협하는 위기는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이들의 절박한 외침에 즉시 응답하는 것이 바로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말씀하신 ‘생태적 회개’의 구체적 실천이며, 또한 하느님께서 만들어 주신 이곳 ‘공동의 집’에 함께 사는 사람들의 책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교회 내 해외 원조기구가 필요한 이유는 뭐라고 보시는지요.

“신앙은 구원을 향해 나아가는 절대적인 필수 요소입니다. 절대성이라는 게 있습니다. 해외 원조는 사명이고 당연히 해야 하는 일입니다. 애덕을 실천한다는 것은 하느님이 우리에게 주신 지상명령입니다. 우리 사명입니다. 애덕을 살아가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 그것이 바로 카리타스입니다.”



- 전례 없는 코로나19 팬데믹 위기 속에서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을 포함해 교회 내 해외 원조기구는 어떤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작년 한 해는 현지 사업들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더디게 진행되면서 코로나19와 직접 관련된 의료 문제뿐만 아니라 만성적인 식량 문제, 아이들 교육 문제까지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나라들은 코로나19 대유행을 차단하기 위한 노력에 집중하면서 만성적인 식량 문제와 아동교육 문제까지 관심을 가질 여력이 없어 보입니다. 한국카리타스인터내설은 코로나19와 직접 관련된 의료 지원 사업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상황에서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가난한 이들에 대한 지원도 계속할 계획입니다.”



- 남북관계가 경색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남북관계를 떠나 인도적 차원에서 대북지원은 필요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주교님께서는 대북지원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고 계십니까.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은 국제 카리타스 대북지원사업의 실무 책임기구로서 국제기구의 위치를 지키고 경색된 남북관계에 영향을 받지 않고 식량 안정화, 아동 영양강화사업 등 인도적 차원의 대북지원사업을 진행했습니다. 작년에는 코로나로 인한 북한의 국경봉쇄로 지원 사업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지원을 이어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 전국 각 교구를 비롯해 한국 교회 내 여러 기관과 단체들이 대북지원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한국 교회 내 대북지원창구 일원화에 대해서는 어떤 견해이신지요.

“대북지원 사업의 투명성 확보와 또 지원 사업의 효율성을 위해서 국제기구 지위를 가지고 있는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이 한국 교회의 대북지원사업을 맡고 있습니다. 그러나 급변하는 남북 상황과 시급한 북측 상황에 긴급하게 대응하기 위해서 각 교구에서도 통일부의 지원 단체 승인을 받고 지원 사업을 할 수 있도록 논의하였습니다. 다만 교회 내 단체들의 경쟁과 지원 중복을 피하고자 정보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교회 내 대북지원창구의 다변화로 대북지원사업의 활성화를 기대해 봅니다.”



- 앞으로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의 사업 계획이나 목표에 대해 말씀해 주시죠.

“도움이 필요한 이들 또 고통을 받는 이들에게 대한 이야기를 오랜 시간 동안 끊임없이 듣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소식들에 점점 무디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쉽게 잊히고 있습니다.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은 한국 교회 신자들에게 특히 해외 원조 주일 등의 기회를 통해 도움이 필요한 이들의 소식을 전하고 또 지속해서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본당 홍보를 나가거나 신자들과 대화를 해 보면 적지 않은 신자들이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어 보신다고 합니다. 그리고 해외 원조 주일의 의미를 잘 모르시는 신자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더 많은 신자가 한국 교회의 해외원조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홍보에도 집중할 계획입니다.”



- 끝으로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과 함께 하는 신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코로나19 시대를 지내면서 많은 분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 도움을 주셨고, 기부해주셨습니다. 이를 통해 해외 어려운 곳과 나눌 수 있었습니다. 후원해주신 모든 신자들께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코로나19 시대를 살아가며 어렵고 힘든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들을 향해서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가 깊이 생각해보는 해외 원조 주일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앞으로 우리도 그것을 생각해보면서 신앙 안에서 살아가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후원해주신 모든 신자들께 다시금 감사드리고 올해도 어려우시겠지만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 많은 도움을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도움으로 저희가 전 세계 더 어려운 이들을 위해서 나눔의 사랑을 꽃피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