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피어나는곳에] 가정폭력·알코올중독 떨쳐내고 딸과 잘 살고 싶어요

(가톨릭평화신문)
▲ 이가 모두 빠져 음식을 제대로 씹지 못하는 김정희씨는 치아 치료가 시급하다.



김정희(48)씨는 몇 년째 미숫가루 등 무른 음식으로 연명하고 있다. 이가 하나도 없어 음식을 씹을 수 없다.

김씨는 초등학교 6학년 딸과 함께 기초생활보장 대상자로 살고 있다. 큰딸은 고등학생 때부터 집을 나가 홀로 살고 있다. 김씨가 새 가정을 꾸렸기 때문이다.

젊은 시절엔 단란한 가정을 꾸려 행복하게 살았었다. 그에게 불행이 닥친 것은 1995년. 인근 공장에서 난 불이 옮겨붙으면서 집이 전소됐다. 불똥이 웃옷에 달라붙어 상반신이 불타고 있는데도 김씨는 어린 큰딸을 상처 하나 없이 불구덩이에서 구해냈다. 하지만 그는 상반신에 큰 화상을 입고, 오른뺨 전체에 칼에 베인 듯 날카로운 상처를 입었다.

김씨는 화상으로 지울 수 없는 육신의 상처를 입은 후 마음의 큰 병을 얻었다. 남편 사별 후 재혼한 그는 가정 폭력에 시달렸다. 2013년부터 시작된 남편의 폭행은 2019년 이혼 후에도 계속됐다. 남편은 액취증이 있는 그를 “냄새나는 여자”라고 폭언을 하고, “냄새나는 여자와 살기 어려워 술을 마신다”고 떠들어댔다. 이후 김씨는 두문불출했다. 밖에 나갈 일이 있으면 김씨는 액취증 냄새를 없애기 위해 자신의 겨드랑이와 몸에 락스 원액을 바르고 나갔다. 독한 락스 냄새가 땀내를 묻히게 했기 때문이다.

남편은 아내 김씨 명의로 대출해 사업에 손댔다. 하지만 남편은 이일저일 벌일 때마다 실패했다. 이로 인해 남편의 폭음은 심해졌고, 결국 알코올 중독자가 됐다. 술에 절어 살던 남편은 끝내 녹내장으로 시력을 잃고, 신우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

김씨는 술을 끊지 못하는 남편을 말리기 위해 술병을 뺏어 자신이 대신 마셨다. 술을 전혀 못 했던 그녀는 매일 같이 남편의 술을 뺏어 마시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알코올 중독이 됐다. 환청이 들리고 헛것이 보였다. 그리고 수면제를 과다복용해 응급실에 실려갔다.

김씨는 집이 압류되고 오갈 데가 없자 그제야 정신을 붙잡았다. 자식을 위해서라도 자신만은 정신 차려야 한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우선 술을 끊기 위해 알코올 중독 치료와 함께 우울증 공황장애 치료를 받았다. 그리고 폭행을 일삼는 남편과도 이혼했다. 남편 대출금이 모두 김씨 명의로 돼 있어 지금까지 기초생활보조금에서 일부를 떼어 빚을 갚고 있다.

그즈음, 잇몸이 내려앉고 이가 하나씩 빠졌다. 의사는 극심한 스트레스가 원인이라고 했다. 본인 치아가 하나도 없어 뼈 이식을 한 후 위아래 틀니를 걸 수 있는 임플란트를 최소 4개를 심어야 한다. 그리고 틀니를 고정할 수 있도록 잇몸 속에 자석을 심는 수술을 해야 받아야 한다.

김씨는 “초등학생 딸과 맛있는 식사 한 끼 함께 하는 게 소원”이라며 조용히 흐느꼈다.

리길재 기자 teotokos@cpbc.co.kr



후견인 : 도현우 신부 의정부교구 대건 카리타스 회장
▲ 도현우 신부



김정희님은 가정 폭력보다 자식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정신적으로 고통스럽게 살고 있습니다. 더욱이 김씨는 치아 치료가 시급한 상황입니다. 김씨가 신체적 심리적 안정을 회복해 자녀들과 평안한 생활을 할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



성금계좌(예금주 : 가톨릭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김정희씨 가정에 도움 주실 독자는 12일부터 18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21)에게 문의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