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마당] 양팔 기도
(가톨릭평화신문)
졸업식도
입학식도 없이
중학생으로 만든 불청객
코로나19 사이를 비집고
어렵게 찾아온 손자
기도하는 할머니 옆에
배 깔고 누어
게임기와 눈싸움을 하다가
할머니!
뭐 씹을 것 없어요?
어제 먹던 육포를 찾나 보다
글쎄다
다 먹었을걸
대답은 건성
할머니는 두 팔 들고
묵주기도를 시작한다
한참을 기다리던 손자
할머니를 돌아보고
깜짝 놀라
할머니 왜 이러세요?
제게 뭐 잘못한 것 있으세요?
네게 씹을 것 주지 못해서…
그래서 벌서시는 거예요?
괜찮아요 할머니
제가 다 용서할 테니
할머니 손 내리세요
저 육포 좋아하지 않아요.
이 천사 앞에서
할머니는 무슨 기도를
어떻게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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