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마당] 양팔 기도

(가톨릭평화신문)



졸업식도

입학식도 없이

중학생으로 만든 불청객

코로나19 사이를 비집고

어렵게 찾아온 손자

기도하는 할머니 옆에

배 깔고 누어

게임기와 눈싸움을 하다가



할머니!

뭐 씹을 것 없어요?



어제 먹던 육포를 찾나 보다





글쎄다

다 먹었을걸



대답은 건성

할머니는 두 팔 들고

묵주기도를 시작한다

한참을 기다리던 손자

할머니를 돌아보고

깜짝 놀라

할머니 왜 이러세요?

제게 뭐 잘못한 것 있으세요?









네게 씹을 것 주지 못해서…

그래서 벌서시는 거예요?

괜찮아요 할머니

제가 다 용서할 테니

할머니 손 내리세요

저 육포 좋아하지 않아요.



이 천사 앞에서

할머니는 무슨 기도를

어떻게 해야 할까.



※독자마당 원고를 기다립니다. 원고지 5매 분량입니다. pbc21@cpbc.co.kr로 보내 주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