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우리는 아름다운 정원 물려받고 아이들에게 사막을 남겨선 안 돼”

(가톨릭평화신문)
▲ 프란치스코 교황이 4일 세계 종교 지도자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기후 위기를 막기 위한 지구적 노력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서에 서명했다. 【CNS】



프란치스코 교황은 4일 교황청에 모인 세계 기후 학자와 전문가, 종교 지도자들에게 “우리가 공동의 집인 지구를 지킬 기회를 놓친다면, 미래 세대는 우리를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아름다운 정원을 물려받았으며, 아이들에게 사막을 남겨선 안 된다”고 강력히 호소했다.

이날 교황청에는 환경 전문가들이 한데 모였다. 오는 31일부터 11월 12일까지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개최될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참석자들이다. 교황청 사전 모임에서 교황은 지구를 보호할 공동의 행동을 촉구하면서 전 세계가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해 힘써달라고 밝혔다.

교황은 이날 정교회 바르톨로메오스 세계 총대주교와 영국 성공회를 대표하는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 등 종교 지도자 40여 명과 함께 이를 촉구하는 공동성명서에 서명했다. 공동성명서는 지구 평균 기온 상승 완화를 위해 탄소 배출량을 ‘제로’ 수준으로 만들어가는 국제 협력의 수준을 높이고, 전 세계가 환경친화적 체계를 만들어갈 것을 촉구하고 있다. 아울러 종교 지도자들의 생태 교육을 장려하고, 모든 창조물을 돌보는 생활 변화에 헌신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교황은 “이번 COP26 총회는 유례없는 생태학적 위기와 우리가 겪는 각종 어려움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긴급 호출을 의미한다”면서 “상호 의존과 공유를 향한 개방성, 사랑의 역동성, 존경을 향해 공동의 노력을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신앙의 전통은 사랑을 촉진하는 데 도움을 주며, 연대를 형성하고 존재를 확장시키도록 돕는다”면서 “우리는 ‘버려지는 문화’에 대항해 지구를 해치는 갈등의 씨앗인 탐욕과 무관심, 무지, 두려움, 폭력과 싸우는 힘을 발휘해야 한다”고 전했다.

교황과 종교 지도자들은 공동성명서를 알록 샤르마 COP26 의장과 루이지 디 마이오 이탈리아 외무장관에게 전달했다. 교황은 당초 이번 COP26 총회에 참석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을 비롯한 교황청 대표단이 참석할 것이라고 8일 알려졌다.

이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