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과학 학제간 대화 불쏘시개 역할 기대”

(가톨릭평화신문)



신학과사상학회장 백운철 신부는 ‘무로부터의 창조’(Creatio ex nihilo)를 주제로 하는 이번 심포지엄을 위해 3년간 준비했다. 학회 내 ‘종교와 과학 연구 모임’을 통해 각 분야 학자들이 두 달에 한 번씩 모여 과학과 종교에 관해 공부했고 해외 학자들과도 교류하면서 심포지엄 주제와 구성을 기획했다. 백 신부는 “자연과학과 기술문명이 고도로 발달한 현대사회에서는 학문의 경계를 뛰어넘어 인간과 자연의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려는 시도가 더욱 요청된다”면서 “세계 각국 학자들이 존재의 근원 문제를 토론하는 심포지엄은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백 신부는 서양에선 종교와 과학의 관계를 연구하는 활동이 활발한 데 비해 국내에선 연구 토대가 부족한 점을 안타까워했다.

“가톨릭교회는 이미 18세기에 바티칸 천문대를 설립하고 과학 연구를 장려해 왔습니다. 이번 심포지엄에 참석하는 미국 개신교 신학자이자 물리학자인 로버트 러셀 교수는 ‘신학과 자연과학 센터’ 설립자이기도 합니다. 영국은 사제 과학자 단체가 활동하고 있고, 케임브리지 대학교엔 과학과 종교 국제협의회가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종교와 과학에 관한 연구 단체 설립이나 활동이 미약한 실정이지요. 이번 심포지엄이 국내 학계에 자극을 주고 학제간 대화에 불을 지피는 작은 불씨가 되기를 바랍니다.”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원고는 한국가톨릭철학회 학술지 「가톨릭 철학회」와 신학과사상학회 영문잡지 「Catholic Theology and Thought in Asia」에 나눠 게재된다. 이후 국문과 영문으로 번역,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단행본으로 출간할 계획이다. 백 신부는 “세계적 석학들이 참여하는 심포지엄의 소중한 결실을 국내외에 소개해 세계 학계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이어 학회 내 종교와 과학 연구 모임은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갈 예정이라고 했다. “더 다양한 과학 분야 전문가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배우고 싶습니다. 종교와 과학의 대화에 관심 있는 학자들에겐 언제나 열려 있으니 함께 토론하며 풍성한 논의의 장을 만들어 가면 좋겠습니다.”

박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