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이 궁금해요] 희년

(가톨릭신문)

◈ 희년(禧年, year of jubilee, jubilaeum)[히년]
-신자들이 하느님 사랑을 깨닫고 회개할 수 있도록 마련된 해. 같은 말 성년(聖年).


2000년 대희년, 2015년 자비의 특별희년, 그리고 2018년 한국 평신도 희년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최근 몇 년 사이에 다양한 희년을 지내왔다. 희년을 한자의 의미만을 생각해, 그저 어떠한 것을 특별히 기념하는 ‘복된 해’라고 여길 수도 있다. 물론 맞는 말이지만, 희년의 본래 의미를 이해하려면 이 해가 왜 복된지를 알 필요가 있다. 신자들이 구원과 해방을 위해 회개해, 죄를 용서받고 벌을 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제정된 해이기 때문이다.

희년의 기원은 구약성경에서 찾을 수 있다. 바빌론 유배 전 유다인들은 모세의 법에 따라 50년마다 한 번씩 숫양의 뿔 모양을 한 ‘요벨’이라는 나팔을 불며 1년에 걸친 축제를 거행했다. 바로 이 요벨이 희년의 라틴어 ‘유빌레움’(jubilaeum)의 어원이다.

구약의 희년은 7년마다 한 번씩 돌아오는 안식년을 7번 지낸 49년의 다음해. 즉 50년이 되는 해에 지낸 축제다. 희년은 빚을 진 사람들이 모든 빚을 탕감 받고, 노예들이 해방돼 자유를 얻는 해였다. 구약의 희년은 세상의 모든 것이 하느님으로부터 와서 하느님께로 돌아간다는 정신을 상기시켰다.

오늘날의 희년은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삼는다. 예수는 나자렛 회당에서 희년에 관한 이사야서의 말씀을 봉독하고,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고 선포했다. 구약의 희년이 ‘하느님께로 돌아간다’는 정신을 물질적 차원에서 실현하고자 했다면, 오늘날의 희년은 영성적 차원에서 이를 실천한다. 희년 동안은 전대사가 선포돼 신자들은 교황이 정한 조건과 순례 등을 통해 고해성사에 참여하고 전대사를 얻을 수 있다.

보니파시오 8세 교황은 1300년을 희년으로 선포했는데, 이 해가 오늘날과 같은 형태의 희년의 시작이다. 처음엔 100년을 주기로 희년을 지내다, 1470년부터는 25년 주기로 ‘정기 희년’이 이뤄지고 있다. 또한 교회는 여러 가지 이유로 특별 희년을 지내는데, ‘자비의 특별희년’이 이에 해당한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