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이가 겪는 최악의 차별은 영적 관심의 부족”

(가톨릭평화신문)
▲ 프란치스코 교황은 17일 제3차 세계 가난한 이의 날 담화를 통해 가난한 이들이 친교와 연대에서 소외됨을 느끼지 않도록 더욱 협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교황이 제2차 세계 가난한 이의 날을 맞아 바티칸에 초청한 소외계층 1500여 명과 식사하며 대화하고 있다. 【CNS 자료 사진】



프란치스코 교황은 17일 제3차 세계 가난한 이의 날을 맞아 가난한 이들이 친교와 연대에서 소외됨을 느끼지 않도록 더욱 협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가난한 이들의 물질적 필요에 멈추지 말고, 그들 내면의 배경과 표현 방식에 주의를 기울여 참된 형제적 대화를 시작해 달라”고도 요청했다.

교황은 ‘가련한 이들의 희망은 영원토록 헛되지 않으리라’(시편 9,19)란 제목의 담화에서 “가난한 이가 겪는 최악의 차별은 영적 관심의 부족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라”며 “지원 사업에 그저 동참하는 수준을 넘어 모든 이가 온갖 어려움에 빠진 사람들에게 더욱 관심을 기울이도록 격려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수 세기가 흘러도 빈부의 상황은 변함없이 없고, 수백만 명의 사람들, 젊은이와 어린이를 예속하는 수많은 형태의 새로운 노예화가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며 “가난한 이들은 흔히 사회의 기생충으로 낙인 찍혀, 그들의 가난조차 용서받지 못하고 있다”고 현실을 지적했다.

교황은 “우리의 현재는 하느님 심판에 직면해 있다”면서 “문밖에 남겨진 사람들의 희생으로 얻은 재산을 가지고 스스로 안전하다고 여기는 망상에 빠지지 말고, 점점 더 사회의 투명인간이 되어가는 이들과 사랑의 인격적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황은 또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가난한 이들에게 희망을 가져다줄 책임을 맡기셨다”면서 “그리스도인 공동체는 이 책임을 절대 간과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가난한 이들의 진정한 희망은, 우리가 그들에게 짧은 시간을 할애하고 만족해하는 모습을 볼 때가 아니라, 우리의 희생이 보답을 바라지 않는 거저 주는 사랑의 행위임을 느낄 때 생겨난다”고 말했다.

교황은 “가난한 이들이 따스한 애정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우리의 마음과 외로움을 극복할 수 있게 하는 우리의 동행이 필요하다”며 가난한 이들을 향한 사랑의 마음을 재차 강조했다.

교황은 이어 “가난한 이들은 만나야 하는 사람들이며, 그들은 우리를 구원한다”며 “하느님 백성의 심장에는 구원의 힘이 약동하고 있으며, 우리는 그들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얼굴을 만나 뵐 수 있다”고 가난한 이를 향한 진정한 사랑실천을 거듭 전했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