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의 울부짖음에 꿈과 사랑으로 응답

(가톨릭평화신문)
▲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10월 바티칸에서 개최된 아마존 시노드 회기 중 아마존 원주민들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CNS 자료 사진】



프란치스코 교황은 12일 주교대의원회의 범 아마존 특별회의 후속 교황 권고 「사랑하는 아마존(Querida Amazonia)」을 발표했다. 2019년 10월 6~27일 바티칸에서 열린 아마존 시노드에서 논의된 내용에 대한 교황의 응답이다. 아마존 지역의 복음화는 물론 오늘날 아마존이 겪고 있는 사회, 문화, 환경 문제의 해결을 위한 교황의 통찰을 담았다.

4개 장 111개 문항으로 이뤄진 권고는 서론(1~7항), 본론(8~110항), 결론(111항)으로 구성돼 있다. 본론은 제1장 사회적 꿈(8~27항), 제2장 문화적 꿈(28~40항), 제3장 생태적 꿈(41~60항), 제4장 교회의 꿈(60~110항)으로 나뉘어 있다. 교황은 권고를 통해 아마존을 위해 꾸는 자신의 꿈을 펼쳐 보이며 이 꿈에 모든 이들을 초대했다.

교황은 “가난한 이들, 토착 민족들, 가장 보잘것없는 형제자매의 권리를 위해 투쟁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존엄을 증진할 수 있는 아마존을 꿈꾼다”고 했다. 또 다양한 문화와 아름다운 생명을 지키고 아마존에 헌신하는 그리스도인 공동체가 살아 숨 쉬는 아마존을 꿈꿨다.

사회 일각에서 관심이 집중됐던 기혼 사제 허용 문제에 관해서는 “아마존에서 사목할 사제 양성에 전 세계 주교들의 관심을 독려하고, 평신도 활동을 촉진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사제가 없는 지역에서 신앙 공동체를 보전해 온 여성 신자들의 노력에도 찬사를 보냈다. 그러나 “여성이 성품에 받아들여질 때에야 비로소 교회 안에서 더 큰 위상과 참여가 허용되리라고 생각하게끔 만드는” 환원주의를 경계하며 여성 성품직 논의를 일축했다.

권고의 핵심은 무분별한 개발과 착취로 아마존 토착민과 가난한 이들이 겪는 고통, 파괴되는 환경 문제에 있다. 교황은 아마존의 울부짖음에 각국 정부와 기업인들의 책임을 환기하며 전 세계가 아마존을 지키는 데 함께하기를 촉구했다. 특별히 “교회는 아마존 민족들과 함께 걸어가라고 부름 받았다”며 ‘아마존의 얼굴을 지닌 교회’의 역할과 사명을 분명하게 제시했다.

‘사랑하는 아마존’으로 시작하는 권고는 아마존과 전 세계에 보내는 교황의 연서(戀書)로 평가받고 있다. 교황은 권고에서 남미 시인들의 시적 언어를 빌리고, 문학적 표현을 사용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문장마다 아마존을 바라보는 교황의 따스한 시선과 아마존을 향한 사랑이 진하게 배어난다. 이는 교황이 아마존 시노드 기간에 아마존 토착민 대표와 지역 전문가들을 초청해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들은 것과 무관하지 않다.

아마존 시노드 특별 서기 마이클 체르니 추기경은 “마치 러브레터처럼 시작하는 권고를 통해 ‘사랑해야 구할 수 있다’는 진리를 다시금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교황청립 그레고리오대 교수 아데우손 아라우주 도스 산투수(영성신학과) 신부는 교황이 선택한 ‘꿈’이라는 단어에 주목했다. 산투수 신부는 “성경에서 꿈이란 하느님께서 당신의 계획을 계시하는 자리”라면서 “교황이 말한 꿈에는 아마존 시노드 최종 문서가 촉구하는 회심의 가치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