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신화를 넘어 지속 가능한 세상으로”

(가톨릭평화신문)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 강우일 주교는 환경의 날(6월 5일)을 맞아 발표한 담화에서 성장과 개발이라는 우상을 버리고 생태계 보전과 생명의 존엄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는 ‘대전환’이 사회 전반에서 일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주교는 담화 ‘성장 신화를 넘어 지속 가능한 세상으로’를 통해 “지속 가능한 사회로의 전환을 위해 과거보다 덜 소유하고 소비하며 우리 삶의 자리를 차지했던 물질을 비워야 한다”고 말했다. 비운 자리에는 하느님과 생태계, 이웃에 대한 사랑을 채우기를 요청했다. 이와 함께 기후 위기를 가져온 화석 연료 기반의 삶의 방식과 방사능 위험이 상존하는 핵에너지 기반의 에너지 시스템을 태양광과 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서둘러 전환하기를 당부했다.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1.5℃ 특별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위기에 따른 전 지구적 파국을 막기 위해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1.5℃ 이하로 조절해야 한다. 그러려면 2050년까지 기후위기 주원인으로 꼽히는 탄소 배출량을 0으로 줄여야 한다. 강 주교는 이를 위해 전 세계가 삶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성찰하고 구조적 변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변화가 아니라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강 주교는 또 “코로나 19라는 새로운 감염병은 지구 온난화와 사막화, 기상 이변 등으로 나타난 기후 위기와 마찬가지로 인류의 절제되지 않은 탐욕의 결과물”이라고 지적했다. 더 많은 수익과 부가 쌓일수록 모두가 행복할 것이라는 성장과 개발의 우상을 좇아온 결과로 이 같은 위기에 놓였다는 것이다.

강 주교는 기후 위기를 비롯한 지구 생태계의 수많은 위기에서 우리가 얼마나 가난한 이웃과 아파하는 생태계를 외면했는지 성찰하기를 일깨우며 “물질 중심의 가치관에서 벗어나 생명 중심의 가치관으로 전환하고 새로운 방식의 삶을 선택해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