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선조들의 보편적 형제애 구현에 앞장서자”

(가톨릭평화신문)
 
▲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5월 29일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성 정하상 기념 경당에서 봉헌된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미사를 주례하고 있다.

 

 


5월 29일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을 맞아 서울대교구를 비롯해 각 교구는 순교자 현양 미사를 봉헌했다.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는 2014년 8월 16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시복한 신해(1791년)ㆍ신유(1801년)ㆍ기해(1839년)ㆍ병인(1866년)박해 순교자들이다.

서울대교구는 이날 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서울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성 정하상 기념 경당에서 미사를 봉헌했다. 미사 중에는 서소문 밖 네거리에서 순교한 이영희(막달레나)ㆍ이정희(바르바라)ㆍ허계임(막달레나)ㆍ남종삼(요한 세례자)ㆍ최형(베드로) 등 성인 5위의 유해가 제대 앞에 모셔졌다. 이 성해는 지난해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축성ㆍ봉헌미사 이후 관내 콘솔레이션홀 제대 아래 안치했다.

염 추기경은 강론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우리는 삶에서 정말 소중한 게 무엇인지 성찰하게 된다”며 “삶의 의미를 신앙에서 찾은 순교 성인들과 복자들의 믿음을 본받자”고 강조했다. 이어 “순교자들은 신분의 귀천이 있고 사상의 자유가 없는 시대에 혁명적인 존재였다”며 “이들의 자기 희생이 있었기에 지금 우리에게 자유와 평등이라는 가치가 주어졌다”고 역설했다. 염 추기경은 “돈ㆍ학벌ㆍ직업 등에서 차별이 더욱 심각해지는 오늘날 여전히 복음화가 필요하다”면서 “신앙 선조들이 보여준 보편적 형제애를 구현하기 위해 우리 신자들이 앞장서자”고 강조했다.

이날 기념 미사는 염수정 추기경을 비롯해 교구 순교자현양위원회 위원장 정순택 주교,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부관장 사승환 신부, 중림동 약현본당 주임 김병훈 신부가 공동 집전했다. 아울러 코로나19 사회적 거리 두기 차원에서 관내 ‘명례방’ 강의실에서도 현양위 부위원장 원종현 신부와 사무국장 옥승만 신부 집전으로 미사가 동시에 거행됐다.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축성ㆍ봉헌 1주년 기념을 겸한 이날 미사에서 염 추기경은 성지 조성ㆍ운영에 헌신한 모든 이에게 감사를 표했다.

안동교구도 문경 마원성지에서 교구장 권혁주 주교 주례로 기념 미사를 봉헌했다. 마원ㆍ진안리성지 담당 정도영 신부는 “코로나19 사태를 맞은 최근 우리 모습은 산에 숨어 미사도 봉헌 못 하고, 사람도 못 만난 채 신앙생활을 이어간 박해 시기 순교자들과 연상하게 한다”며 “그런 상황에서도 모든 걸 하느님께 맡긴 순교자들의 믿음을 배우자”고 강론했다. 마원성지는 박상근(마티아) 복자의 무덤이 있는 곳이다. 박상근 복자는 병인박해 당시 파리외방전교회 칼레 신부를 헌신적으로 모시다 잡혀 순교했다. 한편, 이날 미사는 안동교구 설정 51주년 기념을 겸했다.

수원교구는 이날 본당별로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을 대축일급 장엄 미사로 봉헌했다. 또 인천교구도 제물진두 순교 성지에서 교구장 정신철 주교 주례로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 미사’를 봉헌했다. 제물진두 순교 성지는 병인박해 이후 10명의 순교자가 처형된 인천 최대 순교지이다.

이상도 기자 raelly1@cpbc.co.kr

이학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