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마 성모님께 평양교구 봉헌

(가톨릭평화신문)

서울대교구장 겸 평양교구장 서리 염수정 추기경은 15일 평양교구를 파티마 성모님께 봉헌한다.

염 추기경은 성모 승천 대축일을 앞두고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루카 1,28)라는 주제 성구로 발표한 메시지에서 “평양교구를 파티마 성모님께 봉헌하기로 했다”며 북녘 형제들과 성모 승천 대축일의 기쁨과 행복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기원했다. 이를 위해 “15일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봉헌될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 중에 봉헌식을 하겠다”고 밝힌 염 추기경은 “이날 봉헌은 1927년 평양교구가 설정된 이래 처음으로 이뤄지는 것”이라며 “비록 봉헌식 장소가 평양이 아닌 서울이지만, 평양교구와 서울대교구의 영적 일치성을 감안할 때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염 추기경은 “저는 프란치스코 교황님께 평양교구를 위한 특별한 강복을 요청했고, 교황님께서도 우리가 평양교구를 파티마의 성모님께 봉헌할 때 성모 마리아의 보호를 특별히 청해주실 것”이라며 “우리 신자들도 이 봉헌식을 통해 북한교회가 신앙의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복음화를 위한 사업을 지원하고 실천하겠다는 확고한 결의를 다지자”고 당부했다. 아울러 “현재 남북한 상호교류는 어려운 상황에 부닥쳐 있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남북문제는 무력이 아니라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한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하며, 하느님 은총으로 남북한이 마음의 문을 열고 대화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기원했다.

염 추기경은 이어 “우리 사회는 이념적 분열과 생명경시 풍조 만연, 부익부 빈익빈 가중 등 어느 시대에도 경험할 수 없었던 삶을 살고 있고, 코로나19 이후 우리 삶은 모든 부문에서 양극화 현상이 더욱더 두드러질 것”으로 내다보고, “우리는 평화의 모후이신 성모님께 사회의 참 평화를 간구하고, 나아가 모든 사람이 하나로 일치해 평화롭게 공존하는 공동체성을 회복해야 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주교와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 안동교구장 권혁주 주교도 성모 승천 대축일을 앞두고 담화를 발표, 평화의 모후이신 성모께 우리 사회와 한반도, 온 세상에 참 평화를 주시기를 청하자고 호소하고, 북녘 교회가 하루속히 신앙의 자유를 누리도록 하느님의 특별한 은총을 청했다.

이기헌 주교는 “성모 승천 대축일은 평생 예수님을 돌봐주신 성모님께서 ‘하느님 백성에게 확실한 희망과 위로의 표시’임을 보여주신 희망과 기쁨의 축일”이라며 “코로나19의 재앙을 성모님께 맡기고, 묵주 기도를 열심히 바치고, 가정을 작은 교회로 만드는 기회가 되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유흥식 주교도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루카 1,45)이라는 주제 성구 담화에서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종전 선언과 함께 한반도 평화협정이 이뤄지는 것이며, 이를 위해 간절히 기도하자”면서 “2021년 성 김대건 신부님과 가경자 최양업 신부님 탄생 200주년 희년이 우리와 세상 모두에게 기쁨이 되는 시간이 되도록 함께 노력하고 참여하자”고 호소했다.

권혁주 주교도 ‘마음이 가난한 사람, 마리아’라는 제목의 담화를 통해 “하느님께서 친히 마리아를 우리 구원의 길잡이 역할을 하시도록 각별히 배려하셨다”며 성모님을 본받기를 권고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