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냉동팩’ 재사용에 동참하세요

(가톨릭신문)

환경 파괴로 인해 생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는 다시금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외출이 어려워지면서 배달 및 택배 주문이 폭주해 쓰레기 배출이 대폭 늘었기 때문이다. 택배 쓰레기 가운데에서도 냉동팩(아이스팩)은 대표적인 ‘애물단지’로 손꼽힌다.

냉동이나 냉장식품 택배상자에 함께 들어있는 냉동팩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대부분을 차지하는 고흡수성 폴리머(Super absorbent polymers, SAP) 팩과 종이에 물을 넣은 팩, 그리고 얼린 생수 페트병을 활용하는 것이다.

고흡수성 폴리머는 물과 만나 젤 형태로 변하면서 수십 배 이상의 수분을 머금는다. 이 때문에 보온과 보냉 기능을 할 수 있지만, 문제는 이 성분은 미세플라스틱의 일종이라는 점이다. 고흡수성 폴리머는 열에도 타지 않아 소각이 불가능하고 자연분해도 수백 년 이상 걸린다. 또한 내용물을 하수구에 버릴 경우 환경오염은 차치하고라도 내용물이 팽창해 하수관을 틀어막을 수 있기 때문에 팩 표면에 절대 내용물을 하수구에 버리지 말고 쓰레기봉투에 버리라는 설명이 쓰여 있다.

친환경을 표방해 최근 들어 사용이 늘어난 종이 냉동팩도 친환경적이지 않다. 겉면은 종이이지만 물을 넣었을 때 종이가 녹아 흐물거리는 것을 방지하고자 내부에는 폴리에틸렌 성분으로 코팅을 한다. 겉면에는 ‘종이’라고 쓰여 있어 분리수거가 가능하다고 표기했지만 사실상 재활용은 불가능하다.

얼린 생수병을 냉동팩 대신 사용하는 업주들은 나름대로 환경의식을 가지고 냉동팩 사용을 줄이고자 비용 부담을 감수하는 것이지만 이 역시 궁극적으로는 일회용품 사용을 늘리는 결과를 낳는다.

냉동팩을 냉동 용도 외에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매우 제한적이다.

내용물을 가지고 방향제를 만든다든지 찜질팩으로 사용한다든지 하는 방법이 있지만 급속히 쌓여가는 냉동팩을 모두 소진하기엔 역부족이다. 결국 냉동팩 사용을 최소화하고 냉동팩을 재사용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으로 냉동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에 몇몇 지방자치단체들과 대형마트, 생활협동조합 등에서는 자체적으로 냉동팩 수거를 실시하고 있고 이러한 활동은 점차 늘어가는 추세다.

가톨릭환경연대(선임대표 최진형)는 지난해 9~10월 ‘아이스팩 수거 운동’을 펼쳐 수거한 냉동팩을 자비로 냉동팩을 구입해 써야하는 자영업자들에게 전달했다.

냉동팩 수거 활동을 시작한 본당도 있다. 인천 가정3동본당(주임 박병석 신부) 생태사도직 단체 하늘땅물벗 ‘나비의 벗’은 최근 성당 사무실에 수거함을 설치하고 본당 신자들이 갖고 오는 냉동팩을 수거해 지역 정육점에 전달하고 있다.

‘나비의 벗’ 반석벗(회장) 우수진(아가타)씨는 “주임신부님께서 주보에 냉동팩 수거에 대해 지속적으로 게재해주신 덕분에 미사 참례가 어려운 가운데서도 한번에 5~6개씩 가져다주는 분들도 계시다”며 “앞으로 더 많은 양이 수거되면 필요한 사람이 직접 와서 가져가는 형태로 운영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으며, ‘나비의 벗’이라는 이름처럼 나비효과를 일으켜 지역 사회와 같이 활동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sophiahj@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