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스스로 정책 결정할 수 있도록 기회 줘야

(가톨릭평화신문)
▲ ‘한국 사회와 공정, 청년문제 해법은’을 주제로 열린 제21회 가톨릭포럼에서 발제자와 토론자들이 발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정대 신부, 박재현 기자, 원용진 교수, 구정우 교수, 김창인 작가, 김선기 연구원이다. 이날 포럼은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 됐다.



청년들이 겪고 있는 우리 사회의 현실을 진단하고 청년 문제의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가톨릭언론인협의회(회장 고계연)는 6일 서울 중구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교육원에서 ‘한국 사회와 공정, 청년문제 해법은’을 주제로 제21회 가톨릭포럼을 개최했다. 원용진(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사회로 진행된 포럼에서 발표자들은 청년 문제가 청년 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지닌 문제와 맞물려 있음을 확인했다. 취업난, 저출산, 부동산 폭등과 같은 현실에서 청년 세대의 삶이 나아지려면 더 많은 청년이 정치 영역에서 활동해 스스로 의제를 설정하고 자신들에게 맞는 정책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데에 뜻을 같이했다.

발제를 맡은 구정우(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청년세대의 화두로 떠오른 공정에 관해 “기성세대와 MZ세대가 말하는 공정이 서로 다르다”고 설명했다. 기성세대는 분배주의적 공정을 추구하며 결과적 평등을 우선한다. 반면 MZ세대는 절차주의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기회의 평등을 공정으로 바라본다. 구 교수는 청년 문제 해법으로 기업은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국가는 실효성 있는 청년 정책을 실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청년 국회의원, 청년 고위관료가 많아져 청년들이 자신들의 이해와 연결되는 정책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기성세대가 기회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 활동가이자 「청년 현재사」의 저자 김창인 작가는 “한국 사회가 청년이라고 부르는 집단의 인구는 약 900만 명인데 과연 모두를 공통된 특성을 가진 단일한 집단으로 말할 수 있겠느냐”며 청년세대 규정에 의문을 제기했다. 김 작가는 “같은 20대라 하더라도 각자가 처한 사회 조건과 환경, 이념 지향은 모두 다르다”면서 “청년세대를 단일한 집단으로 규정하고 평가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통된 사회 경험 속에서 지금의 청년세대가 누구인지 파악하고 이해할 수 있다”며 “지금의 청년세대는 IMF 이후 세월호까지 신자유주의 시대를 살아오며 국가와 사회가 개인을 보호해주지 않는다는 경험을 반복적으로 학습한 세대”라고 설명했다.

토론자로 나선 김선기(신촌문화정치연구그룹) 연구원은 “MZ세대는 마케팅 전략에서, 공정세대는 정치 전략에서 나온 담론”이라며 “청년 담론에 씌워진 프레임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재현(경향신문 콘텐츠랩부문장) 기자는 “결국 청년이 직접 정치의 장에서 자신들의 고통과 욕구를 발언하고 이를 의제화, 정책화하는 것이 MZ세대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김정대(예수회 마지스청년센터 협력사제) 신부는 “교회의 활동은 청년에게 시혜적으로 무언가를 베푸는 활동이어서는 안 된다”며 “청년을 동반하는 활동은 그들과 함께 사회 구조를 개선하는 활동이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국가톨릭언론인협의회 고계연(베드로) 회장은 “이번 가톨릭포럼이 청년들 목소리에 귀 기울여 대안을 찾는 작은 디딤돌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과 주교회의 사회홍보위원회 위원장 옥현진 주교, 한국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손병선(아우구스티노) 회장은 격려사와 축사를 통해 시의적절하게 청년 문제를 다룬 한국가톨릭언론인협의회 활동에 감사를 전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