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의 섬’ 백령도성당, 순교 신심 순례지로 선포

(가톨릭평화신문)
▲ 인천교구 백령도성당 전경. 가톨릭평화신문 DB



인천교구는 지난달 백령도성당을 교구 순교 신심 순례지로 선포했다.

‘교구 직권자가 특별한 신심이 있는 성당과 장소를 순례지로 승인할 수 있다’는 교회법 제1230ㆍ1232조에 따라 교구장 정신철 주교는 박해시대 선교사들의 중요한 조선 입국로였던 백령도성당을 교구 순교 신심 순례지로 승인했다.

이번 선포는 교회의 선교 사명을 밝힌 베네딕토 15세 교황 교서 「가장 위대한 임무」 반포 100주년을 기념하고, 올해 10월을 ‘특별 전교의 달’로 지내라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권고에 따라 이뤄졌다.

정 주교는 사목서한 ‘백령도성당을 교구 순교 신심 순례지로 선포하며’를 통해 “백령도는 서해 최북단에 위치한 섬으로 중국으로 연결되는 기착지이자, 한국 선교활동의 중심이 된 곳”이라며 “백령도는 한국 천주교회의 문화 유적지뿐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재조명돼야 할 장소”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교우들이 백령도를 방문하고 많은 선교사의 선교 열정을 되새기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1839년 기해박해 이후 육로로 이어지던 선교 통로가 모두 닫힌 후, 성 김대건 신부는 선교 해로를 개척했다. 백령도는 프랑스 선교사 19명이 조선에 들어올 수 있었던 중요한 선교의 섬으로 기능했다. 이를 위해 해상 입국로 개척을 하던 김대건 신부는 1846년 백령도 부근에서 체포돼 순교했다.

백령도본당 주임 오상민 신부는 “이번 교구 순교 신심 순례지 선포로 많은 이가 신앙 선조들의 선교 정신을 본받길 바란다”며 “교구뿐 아니라 지자체와 협력해 다양한 순례 콘텐츠를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백령도본당은 1959년 5월 인천교구 답동본당 관할 공소에서 본당으로 설립돼 올해 본당 설정 60주년을 맞았다. 백령도본당은 선포 기념 행사를 오는 7월 25일 열 예정이다.



전은지 기자 eunz@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