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비장애인 함께 성장하는 ‘아띠’의 여름

(가톨릭평화신문)
 
▲ 노원 아띠주일학교 학생들이 여름캠프 물놀이를 하고 있다.

 

 

 

 


서울대교구 노원본당 중고등부 미사 풍경은 여느 성당과 조금 다르다. 중고등부 학생들과 발달장애인들이 함께 미사를 봉헌한다. 소리 높여 ‘주님의 기도’를 합창하는 이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하다. 노원 ‘아띠’ 장애인주일학교 학생들이다.

아띠주일학교에는 5지구 곳곳에서 찾아온 발달장애인 학생 17명이 다니고 있다. 20대가 대부분이고 중고등학생과 30대도 있다. 12명의 교사가 이들을 사랑으로 돌보고 있다.

유주현(프란치스코, 18)군은 미소를 띤 채 “아띠 선생님들을 만날 수 있어 미사에 올 때 설레고 두근거린다”며 “교리교육이 엄청 재밌다”고 말했다.

아띠에서는 요즘 1년에 한 번 있는 여름캠프에서 선보일 춤과 노래 연습이 한창이다. 미사가 끝난 뒤 교리 시간에 모두 한데 모여 음악에 따라 열심히 몸을 움직인다. 가르치는 교사나 배우는 학생이나 모두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아띠주일학교 교감 정유아(로사, 47)씨는 “비장애인들도 성당에 매주 나오기 쉽지 않다”며 “매주 학생들이 미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보면 즐겁다”고 말했다.

아띠 최고참인 12년차 교사 민재식(아브라함, 57)씨는 “학생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기쁜 축복”이라며 공감했다. 2년차 교사인 김성희(마리스텔라, 36)씨도 “교사로 즐겁게 활동하고 있다”며 입을 모았다. 아울러 “학생들로부터 배우는 게 많다”며 “학생들이 미사나 교리 활동에 열심히 참여하는 모습은 개인적인 신앙생활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발달장애인들과 함께하는 게 처음부터 쉬운 일은 아니었다. 김씨는 “발달장애인들은 교리교육을 해도 반응이 많지가 않아서 초반에 스스로 잘하고 있는 건지 의문도 많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나중에 물어봤을 때 이들은 기억을 제대로 하고 답을 잘 해줬다며 그때마다 보람을 많이 느꼈다고 말했다.

아띠장애인주일학교는 올해 장애인 신앙교육 모범 본당으로 선정돼 상을 받았다. 교감 정유아씨는 수상 이유에 대해 “최근 2년 사이 5~6명의 교사가 새로 들어와 열심히 활동해줬다”며 “적극적인 모습이 좋게 보였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는 이어 “아띠란 평생 친구”라며 “함께 있을 때 즐겁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교사 김성희씨도 “아띠는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산다는 의미를 깨닫게 해줬다”고 밝혔다.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장애인신앙교육부에는 아띠를 비롯해 14곳의 장애인주일학교가 있다. 장애인주일학교는 장애와 비장애, 학생과 교사를 떠나 서로가 서로에게 배움이 되고 즐거움이 가득한 곳이다. 바로 우리 사회가 닮아야 할 모습인 셈이다.

발달장애인 수를 감안하면 장애인 주일학교도, 학생도, 그리고 교사도 더 늘어나야 한다. 하지만 장애인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다른 주일학교에 비해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