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건 신부 기리는 복합예술공간 ‘기억과 희망’ 문 열다

(가톨릭평화신문)
▲ 솔뫼성지 내 천주교 복합예술공간 ‘기억과 희망’ 전경. 솔뫼성지 제공



한국 천주교회 첫 사제 김대건(안드레아, 1821∼1846) 신부 탄생지 솔뫼성지에 천주교 복합예술공간 ‘기억과 희망’이 문을 열었다.

대전교구 솔뫼성지(전담 이용호 신부)는 20일 오전 솔뫼성지 ‘기억과 희망’ 성당에서 대전 교구장 직무대행 유흥식 대주교 주례와 한국 천주교 주교단 공동집전으로 봉헌된 신임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 유흥식 대주교 임명 감사 미사에서 천주교 복합예술공간 ‘기억과 희망’(Memoria et Spes) 축복식을 거행했다.

천주교 복합예술공간 ‘기억과 희망’은 2014년 8월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이후 연인원 30만 명이 찾는 세계적 성지로 떠오른 솔뫼성지에서 태어난 김대건 신부와 김 신부 일가 순교자들이 남긴 순교 신심과 순교 영성, 순교적 신앙 유산을 기념하고 그 정신을 이어나갈 복합 문화예술 공간으로 기획했다. 교황 방한 당시 교황과 아시아 청년들의 만남이 이뤄졌던 충남 당진시 우강면 솔뫼로 132 일원 2만 2365㎡의 부지에 세워졌다.

‘기억과 희망’은 한국 천주교의 요람과도 같은 성지라는 솔뫼의 역사성을 되살리고, 역사와 문화 체험의 장으로 기능하게 하며, 역사관광자원의 거점 공간으로, 또 지역 주민을 위한 공동체적 공간으로 활용하려는 네 가지 기본 개념으로 조성됐다. 기억과 희망 성전과 예술 공연장, 전시관, 회랑 등으로 이뤄진 복합예술관과 전시실 보조동(두 공간 전체 건축 면적 4752.51㎡), 야외 조각공원(9038㎡) 등이 자리하고 있다. 복합예술관은 한복판에 기억과 희망 성전을 배치했으며, 양쪽에는 전시관을 배치함으로써 순교 신심을 기억하는 가톨릭 예술의 장으로 활용하게 된다. 국비 39억 원과 시비 51억 원, 교구 부담금 40억 원 등 총 13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특히 ‘기억과 희망’의 조형적 아이디어는 제8대 조선대목구장 뮈텔 주교의 사목표어인 ‘피어라 순교자의 꽃들아!’와 뮈텔 주교 문장에 등장하는 ‘들장미’에서 얻었다. 박해로 척박해지고, 그럼으로써 또 역설적이게도 박해로 비옥해진 조선 땅에 신앙의 꽃을 피워 평화로운 세상을 구현하자는 의미를 담아 크고 작은 13개의 들장미 꽃잎을 지붕 형태의 덮개(Canopy)로 올리는 방식으로 형상화했다. 그해 설계공모를 통해 (주)유신건축과 건축공학 박사인 김문수(대전교구 하기동본당 주임) 신부, 건우리건축사사무소 김충렬(시메온) 대표 등이 협업해 기본ㆍ실시 설계 작업을 하고, 2020년 초 공사에 들어가 올해 초 공사를 마무리했다.

솔뫼성지 전담 이용호 신부는 “천주교 복합예술공간 ‘기억과 희망’은 역사와 문화가 충만히 기억되고 다양한 예술인에게 희망이 될 수 있는 장소, 곧 문화적 소통이 이뤄지는 선교의 장, 나아가 새로운 순교 영성의 꽃을 피우는 장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았다”고 밝혔다. 또한, “이 복합예술공간은 김대건 신부님 탄생 200주년 희년을 기념하고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를 통해 지역의 문화관광사업에 이바지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