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담동본당 영유아 신앙교육 나섰다

(가톨릭평화신문)
 
▲ 정순택 주교가 청담동본당 영유아부 교육시설(영유아방) 축복식을 거행하고 있다.

 

 


서울 청담동본당(주임 김민수 신부)이 본당 차원에서 영유아 신앙교육을 위한 영유아부를 개설하고 이들의 교육을 위한 시설(영유아방)을 별도로 마련했다. 서울대교구에서 본당 차원의 영유아부 개설과 유급교사 채용, 교육 시설을 마련한 것은 최근 들어 청담동본당이 처음이다.

10일 청담동성당에서 열린 영유아부 교육시설 축복식에서 정순택(서울대교구 청소년사목담당 교구장 대리) 주교는 “우리 교회에 주일학교 체제가 도입된 후 1970~80년대에는 성경캠프, 연극제 등으로 주일학교 시스템이 선교에 큰 역할을 했지만 2000년대 들어서 그 열기가 약화된 게 사실”이라며 “특히 교회에서는 태교부터 부모님 신앙교육에 이르기까지 많은 프로그램을 보급하고 있지만 본당 사목 현장에서 호응도가 크지 않아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어 “초등부와 유아부는 이제 새로운 고민을 해야 할 때”라며 “청담동본당에서 영유아부를 개설하고 영유아 교육시설, 새로운 봉사자와 유급교사를 확보한 것은 교회 안에서 좋은 사례가 되고 선구적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김민수 신부는 “아이가 태어나면 유아 세례가 끝나고 공백 기간을 거쳐 유치부나 초등부로 연결된다”며 “그런데 공백기에 해당하는 그 시기는 뇌가 자라고 어른이 될 때까지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시기로 하느님의 자녀로 태어날 수 있도록 하느님의 말씀도 듣고 신양교육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동안 영유아 교육이 교회 안에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안타깝게 생각했다”며 “부모와 아이가 함께 놀고 배우고 신앙생활을 하는 여건을 마련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 이번 하반기부터 영유아부를 제도화시키고 교리 교육시설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청담동본당 영유아부는 영아반과 아기반 2개 반으로 구성됐다. 봉사자와 유급교사를 확보했고 교육시설은 청소년회관 회의실로 쓰던 1층과 지하 1층을 고쳐 영유아 안전 펜스, 놀이시설, 책장 등을 설치했다. 영유아부는 매주 토요일 어린이 미사 전에 1시간씩 교육을 할 예정이다. 영유아부가 쓰는 교재는 기존 서울대교구에서 발간한 교육 자료 등을 당분간 이용하고 장기적으로는 별도의 교재를 만들 방침이다. 본격적인 교육은 현재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라는 점을 감안해 방역 수위가 낮아지면 실시할 예정이다.

한편 한국가톨릭문화연구원(원장 김민수 신부)은 같은 날 오후 2시부터 청담동성당에서 ‘영유아기 교육의 주일학교 도입 필요성과 전망’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서 이진옥(페트라, 살레시오회 돈보스코청소년영성사목연구소) 연구원은 ‘교회 입장에서 영유아 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발제를 통해 “영유아기 인지 발달 특성으로 볼 때 이 시기는 의사소통이 원활해지고 동시에 사회적 특성도 발달하여 대인관계의 폭이 넓어진다”며 “이러한 특성은 신앙 발달 단계에서도 나타나는 만큼 영유아는 공동체 체험을 통해 성장 과정 안에서 신앙을 나누고 증언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유아 신앙교육이 영유아 시기 한때의 신앙교육이 아니라 다음 생애 단계로 자연스럽게 연결해주도록 해야 한다”며 영유아기 신앙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토론에서 김다솔(서울 양천본당 보좌) 신부는 “가정공동체와 본당공동체가 함께 영유아 신앙교육을 해 나가기 위해서는 현장의 실무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며 “교회와 가정뿐 아니라 가톨릭유치원 같은 전문 교육기관이나 가톨릭어린이집 같은 보육시설과의 연계 필요성도 있다”고 말했다. 세미나에서는 정준교 박사가 ‘주일학교에서 영유아 교육의 도입 가능성’에 대해 발표했고 참석자 간 활발한 토론도 이어졌다.

이상도 기자 raelly1@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