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수단에 평화를!” 교황의 간절한 입맞춤

(가톨릭신문)

【바티칸 CNS】 프란치스코 교황이 남수단 정치 지도자들에게 무릎을 꿇고 발에 입 맞추며 평화를 위해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교황의 입맞춤에는 남수단 평화를 위한 간절한 희망이 담겨 있었다.

교황은 4월 10~11일 자신의 거처인 성녀 마르타의 집에서 수단의 지도자들과 함께 피정을 했다. 성공회 캔터베리대교구장 저스틴 웰비 대주교의 제안으로 열린 이번 피정에는 살바 키르 대통령과 5명의 부통령 중 4명이 참가했다. 작년 9월 서명한 평화 협약에 따라 남수단 부통령들은 5월 12일에 취임한다. 이들은 국가 권력을 나눠 갖고 부족 및 공동체 간 무력 분쟁을 끝내는 역할을 하게 된다.

남수단의 적대적인 파벌의 정치 지도자들을 위해 이례적으로 열린 이번 피정의 목적은 하느님 앞에서 함께 주님의 뜻을 식별하기 위한 것이었다. 교황은 피정을 마친 뒤 남수단 지도자들 앞에 무릎을 꿇고 “평화를 구축해 남수단의 ‘국부’가 되어 달라”고 간청했다. 교황은 “비록 많은 문제가 생기겠지만 두려워 말고 평화를 향해 앞으로 나아가 달라”면서 “서로 의견이 다를 수 있겠지만, 국민 앞에서는 서로 손을 잡고 화합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남수단의 국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남수단 정치지도자들에게 “예수 그리스도께서 부활한 뒤 처음으로 제자들에게 한 말이 ‘평화’였다”면서 “평화는 주님이 우리에게 주신 첫 번째 선물이자 국가 지도자들이 추구해야 할 첫 번째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남수단 지도자들에게 “진리를 보여주고 그 진리로 이끌어줄 수 있는 주님과 함께한 이번 피정을 오랫동안 기억해 달라”면서 “우리는 크든 작든 잘못을 저지를 수 있지만 예수는 언제나 회개하는 이들을 용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교황은 남수단에서 적대관계가 종식되고 휴전 협정이 존중되어 정치적 분열 및 민족 간 분열이 사라지길 희망했다. 교황은 “남수단이 5년에 걸친 내전 끝에 2011년 수단에서 독립했을 때 국민은 희망에 부풀었다”면서 “고귀하고 올바르며 강하고 용기 있는 정신으로 대화와 협상, 용서를 통해 평화를 구축하면, 남수단의 평화는 가능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교황은 이날 평화가 이룩된 남수단을 웰비 대주교와 함께 방문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남수단은 신생독립국으로 1200만 국민 중 60%가 가톨릭과 성공회 등을 포함한 그리스도인이다. 30%는 아프리카 토속종교를 따르며, 6%는 무슬림이다. 가톨릭 신자이자 다수 부족인 딩카족 출신의 키르 대통령이 이끄는 남수단 정부는 2013년부터 제2부족인 누에르족 출신 리엑 마차르 부통령이 이끄는 반군과 내전을 벌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