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노트르담대성당 화재로 파괴 ‘충격’

(가톨릭신문)

프랑스교회의 상징으로 85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파리의 노트르담대성당에 대형 화재가 발생해 첨탑이 무너지고 지붕이 불타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노트르담대성당 화재는 4월 15일 오후 6시30분(현지시각)에 발생했다. 파리 일간지 르몽드는 화재가 대성당의 다락방에서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당국은 정확한 화재원인을 파악 중이며, BBC에 따르면 현재 진행 중인 대성당 보수공사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이 화재로 첨탑에 불길이 솟아올랐고 결국 첨탑은 무너졌다. 파리대교구는 2018년부터 첨탑에 균열이 생겨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보수공사 중이었다. 이번 화재로 첨탑 외에도 지붕이 불에 탔지만, 두 개의 기둥 등 주요 구조물은 구했다.

대성당의 안드레 피노 대변인은 “모든 것이 불에 탔다”면서 망연자실했다. 한편으로 소방대원들은 불이 난 대성당에 진입해 가시면류관과 13세기 왕 세인트 루이스가 입었던 ‘튜닉’(고대 그리스나 로마인들이 입던 옷) 등 소중한 교회 유물과 예술품들을 구해냈다.

프랑스주교회의 의장 에릭 뮬랭-보포르 대주교는 “내가 사제품을 받은 대성당이 불타오르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면서 “이번 참사는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프랑스교회의 살점 한 부분이 떨어져나가는 것 같다”면서도 “이번 참사가 프랑스와 보편교회에 새로운 계기를 마련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국교회도 프랑스 국민들과 가톨릭 신자들을 위로했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4월 16일 파리대교구장 미셸 크리스티앙 알랭 오프티 대주교에게 위로 메시지를 보내 “프랑스의 가톨릭 신자들, 그리고 파리 시민들의 아픔과 함께하고 있다”며, “급박한 상황을 해결하는데 앞장서고 있는 소방관들과 관계자들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도 “노트르담대성당이 온전히 재건될 수 있도록 우리의 영원한 도움이신 성모 마리아의 전구를 간절히 청한다”고 전했다.

교황청도 성명을 통해 “프랑스와 전 세계에서 그리스도교의 상징과 같은 노트르담대성당이 화재로 파괴됐다는 소식에 충격과 슬픔을 감출 수 없다”면서 “파리 시민과 프랑스 신자들에게 친밀함을 표하며 소방대원을 비롯해 화재를 수습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이들을 위해 기도할 것”이라고 전했다.

성모 마리아를 뜻하는 노트르담대성당은 1163년 건설을 시작해 1345년 완공됐다. 프랑스 고딕 건축 양식의 절정으로 가톨릭국가인 프랑스의 정신적 중심이었다. 프랑스 정부는 전국적인 모금을 통해 화재로 파괴된 노트르담대성당을 재건할 계획이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