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 부활절’ 스리랑카 연쇄 폭탄 테러 발생

(가톨릭평화신문)
▲ 주님 부활 대축일인 21일에 폭탄 테러가 발생한 스리랑카 여러 성당 중 한 곳인 네곰보의 성 세바스찬 성당. 폭발로 성당 지붕이 소실되고, 수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CNS 자료 사진】



스리랑카가 공포와 악몽의 부활 시기를 보내고 있다.

스리랑카 150만 명 가톨릭 신자들에게 찾아온 부활의 기쁨을 순식간에 앗아간 것은 21일 주님 부활 대축일에 발생한 연쇄 폭탄 테러였다. 종교 극단주의자들에 의해 자행된 것으로 추정되는 ‘주님 부활 대축일 폭탄 테러’는 수도 콜롬보의 가톨릭 성당과 개신교회, 호텔 등 8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이 잔혹한 테러로 22일 현재 290명이 사망하고, 500여 명이 부상당했다. 한국인 피해는 없었지만, 사망자 가운데엔 8개국 외국인 30여 명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전 세계 언론에 따르면, 주님 부활 대축일인 21일 오전 콜롬보대교구 성 안토니오 성당을 시작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주요 호텔 등지에서 거의 동시에 폭발이 일어났다. 폭탄 피해를 본 가톨릭 성당은 수도 콜롬보 북쪽 네곰보의 성 안토니오 성당과 성 세바스찬 성당 등 2곳이며, 동부 해안가의 한 개신교회, 스리랑카 총리 관저 인근 5성급 호텔에서도 폭발이 일어나는 등 총 8곳에서 테러가 발생했다. 첫 번째 폭발이 일어난 성 안토니오 성당은 폭발 충격으로 지붕이 날아가고 유리창이 깨졌으며, 시신이 널려 있는 등 처참한 광경이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스리랑카는 오랜 민족 및 종교 갈등과 내전을 빚어온 나라다. 인구 2100만여 명 가운데 70%가 불교를 믿으며, 힌두교와 무슬림이 10% 안팎, 가톨릭 신자는 7% 정도다. 스리랑카는 그간 민족ㆍ종교 갈등으로 지난 2009년까지 26년간 10만 명 이상이 사망했다.

스리랑카 당국은 주님 부활 대축일 미사와 예배 시간에 일어난 시점으로 보아 민족 갈등보다 종교적 이유로 일어난 테러로 보고, 배후를 밝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아울러 ‘피의 부활절’을 보내고 있는 스리랑카에 프란치스코 교황을 비롯해 전 세계가 애도의 뜻을 전했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