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교회, ‘잠정협약’ 후 첫 주교 선출

(가톨릭신문)
【외신종합】 중국교회가 지난 9월 주교 임명에 관한 교황청과 중국의 잠정협약을 맺은 이래 처음으로 주교를 선출했다. 산시성의 한중교구 및 내몽골 자치구의 지닝교구에서 각각 부주교 및 보좌주교를 선출했다.

4월 11일 한중교구의 부주교로 수훙웨이(스테파노·44) 신부가 선출됐다. 수 신부는 로마에서 신학석사를 받고 캐나다에서 사목했다. 투표에 참여한 한 신자는 “투표 전에 당국에서는 ‘단 한 명의 후보만 있다’며 수 신부에게 투표할 것을 강요했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교구의 선교사업을 금지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신자는 100여 명의 공안과 정부 관리가 투표소를 지키고 있었다면서, “당국의 압력 아래 투표가 진행됐으며 끝날 때까지 철저한 감시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날 투표는 시안교구장 당밍앤(안토니오) 주교가 투표를 주재했으며, 천주교애국회 및 중국 주교회의 대변인 양위 신부도 참석했다. 교황청-중국 협약 전에 교황이 이미 수 신부를 주교로 임명했기 때문에 이 투표는 형식적인 것이었다. 한중교구에는 주교 1명, 사제 24명, 수녀 8명을 비롯해 신자 9000여 명이 있다. 한 교회 소식통에 따르면, 한중교구장 위룬선 주교(85)는 당국에 아직 은퇴할 의사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지닝교구는 4월 9일 전 총대리 야오슌(안토니오) 신부를 주교로 선출했다.

이날 투표에서도 야오 신부가 유일한 주교 후보였으며, 투표는 천주교애국회 부주석 멍칭루 주교(호호트교구장)가 주재했다. 이날 신자들만 참석한 가운데 호텔 회의실에서 투표가 이뤄졌으며 중국 공산당 통일전선부원들은 밖에서 결과를 지켜봤다.

지닝교구는 2017년 류시궁 주교가 선종한 뒤 주교좌가 비어있다. 지닝교구에는 사제 31명, 수녀 12명을 비롯한 신자 7만여 명이 있다. 50대인 야오 신부는 미국에서 전례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역시 잠정 협약 전에 교황이 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