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교회, 단계적으로 미사 재개한다

(가톨릭평화신문)
▲ 스리랑카 콜롬보대교구장 말콤 란지스 추기경이 지난 4월 21일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한 현장을 지켜보고 있다. 【CNS 자료사진】



폭탄 테러로 눈물의 부활시기를 지내고 있는 스리랑카 교회가 부활 제3주일인 5일부터 닫혔던 교회 문을 다시 열고 미사를 재개했다.

스리랑카 콜롬보대교구장 말콤 란지스 추기경은 “5일부터 단계적으로 미사를 거행하고 교회 문을 다시 열 것”이라고 밝혔다. 란지스 추기경은 “최소한의 미사만 봉헌될 것이며 미사를 더 늘려나갈지는 모든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번 발표는 계속되는 테러 위협으로 스리랑카 모든 교회의 문이 닫힌 이후로 신자들에게 일상 삶으로 돌아갈 희망이 있음을 상징한다.

스리랑카 교회는 4월 21일 주님 부활 대축일 테러 참사 이후 여전히 존재하는 테러의 위협을 방지하고자 스리랑카 내 모든 성당에서 당분간 미사를 봉헌하지 않기로 했다. 이 때문에 기쁨과 설렘의 찬미가 울려 퍼져야 할 부활시기에 성당이 텅텅 비는 초유의 상황을 맞게 됐다.

한편, 란지스 추기경은 스리랑카 정부가 제공한 방탄차를 거절했다. 란지스 추기경은 “저의 보호자는 주님이시다”라며 방탄차를 뿌리치고 대신 신자들과 스리랑카를 위한 보호를 요청했다.

스리랑카에서는 지난 6일부터 이슬람교도들이 금식과 기도의 거룩한 달로 지내는 라마단 축제가 시작된 가운데 무슬림 공동체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스리랑카 당국은 무슬림 공동체가 특히 위험하다며 테러의 표적이 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스리랑카 당국은 253명의 목숨을 앗아간 주님 부활 대축일 테러의 배후로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들을 지목하고 용의자 검거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4월 26일 검거 작전 중 또다시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해 15명이 사망하는 등 테러의 공포는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윤재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