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시노드, 생태 보호·복음화 신중히 논의

(가톨릭평화신문)
▲ 7일 개막한 아마존 시노드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참가 주교단 및 전문가들이 아마존 지역 복음화와 생태 문제에 관해 토론하고 있다. 【CNS】



6일 바티칸에서 개막한 ‘범 아마존 지역에 관한 세계주교대의원회의 특별회의’(아마존 시노드)가 참가 주교단과 전문가들의 열띤 토론 속에 진행되고 있다.

아마존 시노드 참가자 190여 명은 7일 교황청 시노드홀에서 열린 개막 총회를 시작으로 아마존 생태 문제 및 복음화와 관련한 다양한 주제를 다루며 시노드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전체 회의와 소그룹 토의 등 평일 오전과 오후 내내 이어지는 회기 동안 자유로운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시노드 초반기인 지난 7~11일에는 △파괴되어 가는 원주민 터전과 신앙생활 문제 △무분별한 아마존 개발로 인한 생태 문제 △아마존 지역 기혼 남성의 사제 서품 허용 △여성 지도자들의 역할 증대 △아마존 영토 보존을 위한 교회 노력 등 다양한 주제로 토론이 오갔다.

특히 상당수 시노드 참가 주교들은 덕성이 입증된 기혼 남성인 ‘비리 프로바티’(viri provati)들에게 사제 서품을 허용해야 한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브라질 교회 에르윈 크로이틀러 주교는 “아마존 지역을 관할하는 주교 가운데 3분의 2가 ‘비리 프로바티’의 사제 서품 허용을 찬성하고 있다”며 “그렇다고 기혼 남성의 사제 서품을 찬성하는 주교들이 독신주의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가톨릭 신자들에게 중요한 신앙의 중심인 성찬례의 축복을 원주민들이 받길 바랄 뿐”이라고 밝혔다. 심각한 사제 부족을 겪는 아마존 지역 원주민 복음화 문제가 가장 뜨거운 이슈로 논의 중이지만, 주교들은 기본적으로 사제직의 본질과 독신주의의 가르침을 수호하는 교회 질서 안에서 이를 수행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하고 있다.

아마존 토착 문화 보존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프랑스 교회 에마뉘엘 라퐁 주교는 “아마존의 많은 원주민과 노예의 후손들이 버림받았다고 느끼며, 그들의 토착 문화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시노드 최종문서위원회 의장 클라우디오 우미스 추기경은 “인류는 지구 상의 여러 대륙에 있는 원주민들에게 큰 빚을 지고 있고, 아마존에도 큰 빚을 지고 있다”면서 “그들의 문화와 언어, 역사, 정체성과 영성은 인류의 재산이며, 세계 문화로서 존중받고 보존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몇몇 주교들은 교회 전례와 아마존 토착 의례가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형태의 ‘가톨릭 아마존 예식’ 도입을 주장하기도 했다. 또 토착민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성소 계발에도 힘쓰자는 의견도 나왔다.

아울러 아마존 보호를 위해 자연에 짓는 죄의 무게를 일깨우는 ‘생태적 회심’을 촉구하자는 의견도 연이어 나왔다. 주교들은 생태학적 관점의 죄를 묘사한 신학 문헌들을 출판해 보급하고, 특히 젊은이들과 함께 창조질서 보전 노력에 교회가 앞장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독일 주교회의 의장 라인하르트 마르크스 추기경은 “아마존 영토를 지키려면 인류와 자연 사이의 새로운 균형과 평화로운 공존을 이끌어내는 통합 생태학과 시각 변화가 필요하다”며 “부패와 착취, 세계인 무관심 종식을 위해 우리의 행동을 지속해 재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시노드 사무처 사무총장 로렌조 발디세리 추기경은 개막 총회 연설에서 “아마존을 위한 주교 시노드는 작지만, 중요한 지리적 영역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보편 교회에 큰 영향을 미치는 특별 총회”라며 아마존 시노드의 특별성을 재차 설명했다.

아마존 시노드에서 이뤄진 전체 토론의 요약본은 오는 21일 상정돼 수정 작업을 거친다. 이어 시노드 최종문서위원회가 25일 막바지 수정 및 보완 작업을 한 뒤 26일 투표를 거쳐 시노드 최종 문헌을 확정 짓게 된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