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미국 전 부통령, 영성체 거부당해 논란

(가톨릭평화신문)


낙태 찬성론자인 조 바이든 미국 전 부통령이 주일 미사에서 영성체를 거부당해 미국 가톨릭교회 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거 유세를 다니는 바이든 전 부통령은 10월 27일 사우스캐롤라이나 플로렌스 지역에 머물다가 성 앤소니성당 주일 미사에 참여했다. 이날 미사를 주례한 로버트 모레이 신부는 영성체 예식 때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성체를 주지 않았다.

모레이 신부는 다음날 지역 언론과 인터뷰에서 “영성체는 하느님과 교회와 일치하는 것을 뜻한다”면서 “바이든 전 부통령은 (낙태를 찬성하며) 교회 가르침에 벗어나 있기에 성체를 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자신이 가톨릭 신자임을 밝히면서도 낙태를 공개적으로 찬성해 왔다. 그는 최근 TV 토론회에서 자신의 신앙생활과 낙태 찬성 입장이 별개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 사건을 두고 미국 가톨릭교회 내에서는 찬반양론이 분분하다. 보수적인 가톨릭 사목자들은 모레이 신부의 결정을 지지했고, 진보적인 가톨릭 사제들은 “자비로운 교회의 모습이 아니다”라며 모레이 신부의 결정에 반대했다. 성체성사와 관련한 교회법 조항(915조)을 보면 “형벌의 부과나 선언 후의 파문 처벌자나 금지 처벌자들과 그 밖의 분명한 중죄 중에 완강히 머물러 있는 자들에 대해서는 영성체를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돼 있다.

미국 뉴욕대교구장 티모시 돌란 추기경은 모레이 신부의 결정은 이해하지만 “나라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일 성인들만이 성체를 모실 수 있다면 나를 비롯한 누구도 미사에 참여할 수 없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박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