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생명대행진

(가톨릭신문)


【외신종합】 생명의 존엄과 낙태 반대를 외치는 제47회 ‘생명을 위한 행진’(이하 생명대행진)이 1월 24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렸다. 이번 생명대행진에는 10만여 명의 생명운동가들이 나서 대성황을 이뤘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생명대행진 연설대에 서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생명대행진 개막식에서 “모든 생명은 이 세상에 사랑을 불어넣고 있으며, 모든 아이들은 가정에 기쁨을 가져다주고 있다”면서 “모든 인간은 보호받아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우리 정부는 역사상 가장 강력하게 태아들을 보호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목소리가 없는 이들을 위해 싸울 것이며 우리가 이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생명대행진은 지난 1973년 미국에서 낙태를 합법화하자 이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기 위해 이듬해인 1974년 워싱턴에서 처음 시작됐다. 연방대법원이 1973년 ‘로 vs 웨이드’ 판결을 통해 임신 중반기 이내 태아에 대한 여성의 낙태권을 인정하면서, 이에 반대하는 생명운동가들은 1974년부터 매년 1월 이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 행사에도 10만여 명이 전국 각지에서 참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낙태에 반대하는 연방대법관 2명, 연방법원 판사 187명을 임명했다는 사실을 전하자, 행진 참가자들은 열광적인 환호를 보냈다.

저명인사들의 연설 뒤 이어진 행진에서 참가자들은 의사당 앞 내셔널 몰에서 대법원까지 대형 ‘생명대행진’ 현수막을 앞세우며 행진했다. 참가자들은 각자 다양한 팻말을 만들어 생명수호 의지를 재확인시켰다.

한편 미국 주교회의는 생명대행진에 앞서 워싱턴 원죄 없으신 성모 대성당에서 생명을 위한 기도회를 열었다. 이날 기도회에는 5000여 명의 신자들이 참가했다. 기도회 파견미사를 주례한 미국 군종대교구장 티모시 브롤리오 대주교는 “생명대행진 참가는 진정한 애국”이라고 강조했다.

브롤리오 대주교는 “인간의 존엄을 위해 그리고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것이 국가의 의무라는 것을 일깨우기 위해 행진에 나서는 것은 우리가 국가를 위해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