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모잠비크 은나고 수도공동체, 무장 괴한에 피해 입어

(가톨릭평화신문)


아프리카 모잠비크 북부에 있는 성 베네딕도회 수도원 소속의 은나고 수도공동체가 최근 무장괴한들의 침입을 받고, 약탈과 방화 등 피해를 당했다.

무슬림 무장 단체 괴한들이 12일 모잠비크의 은나고 수도공동체를 습격해 공동체 건물 일부를 불을 지르고, 시설을 훼손했다. 괴한들은 수도자들의 의복과 컴퓨터 등을 탈취하고, 트럭도 빼앗아 달아났다. 건물 곳곳에는 이들이 기름을 뿌리고 불 지른 자국과 일부 전소된 흔적이 남아있는 상태다.

성 베네딕도회 오틸리아연합회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된 보도에 따르면, 이날 무장 괴한이 마을을 습격해 초소의 군인들을 살해한 뒤 이슥한 밤중에 은나고 수도원을 습격했다. 습격 직전에 수도자 4명이 기척을 듣고 숲으로 도망쳐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수도자들의 터전이 피해를 보고, 수도 및 선교 활동에 큰 제약을 입게 됐다.

은나고 수도원은 2015년 탄자니아의 단다수도원 분원으로 설립된 곳으로, 오틸리아연합회에 속한 유일한 포르투갈어권 수도원이다. 2019년 10월 수도원 본관을 새로 지어 축복식을 거행하고, 이제 막 본격적으로 수사들이 수도생활을 시작한 터였다.

단다수도원 선교 총무 크리스티안 테무 신부는 이 같은 내용의 서신을 통해 “마을 주변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은 처음이 아니었다”면서 “안전이 확보되는 대로 선교 활동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잠비크는 내전 이후 각지에서 무슬림 무장 단체들이 자주 출몰하고 있다. 상아, 목재, 헤로인 등 밀수가 횡행한 가운데, 정부조차 통제할 수 없는 테러 단체와 괴한들의 활동이 수시로 일어나고 있다.

이 같은 소식은 국내외 성 베네딕도회 수도원들에 즉각 전달됐지만, 아직 은나고 수도자들은 공동체로 복귀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