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사제, 시민군에 군부 내통자로 오해받아 체포

(가톨릭평화신문)
▲ 미얀마 국민들이 민주주의를 외치며 6개월 넘게 군부타도를 외치고 있다.【CNS】



6개월 넘게 군부의 폭압이 이어지고 있는 미얀마에서 가톨릭 사제가 시민군에 체포되는 일이 발생했다.

시민단체들이 조직한 민병대 조직인 친주방위군(CDF)은 7월 26일 미얀마 서부 지역 일대에서 시민들을 돕던 노엘 랑 틴탕 신부를 체포해 구금했다. 함께 있던 교리교사도 연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CDF가 사제를 납치하듯 체포한 이유는 그가 군부와 내통하는 것으로 여겨서다. 미얀마 서부 하카교구 묵주의 성모성당 사목자인 틴탕 신부는 지난 6월 초부터 이 일대에서 노인과 여성, 어린이들을 포함한 다수의 실향민을 돕고 있었다. 그러나 CDF는 신부가 군부에 자신들의 정보를 제공하고, 군부로부터 의료 지원을 받아 주민들에게 접근하는 것으로 인식했다. 이에 CDF는 성직자들에게 군부와 접촉하지 말라고 경고했지만, 이에 응하지 않아 체포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틴탕 신부와 교리교사는 군부와 연관되지 않았음을 주장하고 있지만, 이를 인정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하카교구 루시우스 흐레 쿵 주교는 1일 서한을 내고, “CDF 측 지도자들이 즉시 사제와 교리교사를 석방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틴탕 신부는 실향민들에게 제공할 약을 사러 이동하다가 붙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평소 가톨릭 신자로 미사에 참여하는 군부의 한 장성을 몇 차례 만난 적이 있는데, CDF 측은 이 모습들을 목격하고 틴탕 신부를 체포한 것이다. 그러나 틴탕 신부가 군부 장성을 만난 것은 폭력을 멈춰달라고 요청하기 위함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군부가 시민 사회와 종교 간의 선량한 관계마저 각종 오해로 헤집어놓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그런 가운데 군부 총사령관 민 아웅 흘라잉은 1일 스스로 과도정부의 총리직에 올랐다. 2월 1일 군부 쿠데타 촉발 이후 지금까지 1000명에 달하는 시민이 군부의 총칼에 목숨을 잃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