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피어나는곳에] 아프리카 소년, 건강한 심장 얻게 됐지만…

(가톨릭평화신문)
▲ 수술 후 회복 중인 해리가 종이에 자동차를 그리고 있다.



아프리카 말라위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다. 해리(14)는 말라위에서도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다. 끼니라고는 옥수수죽과 생선이 전부. 학교에서도 학생들에게 농사를 가르칠 정도로 먹고사는 게 만만치 않은 나라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해리는 천진난만하게 자랐다. 풍선으로 만든 축구공 하나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뛰어놀았다.

해리의 일상에 빨간불이 들어온 건 5년 전이다. 태어날 때부터 약했던 심장이 문제였다. 심장에 구멍이 생기는 희소병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이때서야 알았다. 해리는 “친구들과 놀다가도 금방 숨이 차서 더 뛸 수가 없었다”면서 “몇 년 동안 약을 먹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해리의 몸은 더 악화됐다. 급기야 최근에는 걷는 것조차 어려워졌다. 의사는 “심장 수술을 받지 않으면 곧 죽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말라위에서는 해리의 병을 고칠 수가 없었다. 심장병을 진단할 수는 있지만 이를 치료할 의사가 없기 때문이다. 의료기술이 발달하지 않은 말라위에서 해리의 병을 발견한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했다. 자신이 무슨 병에 걸렸는지도 모른 채 세상을 떠나는 사람이 많은 곳이다. 그때 기적이 일어났다. 해리를 담당했던 현지 의사가 말라위에서 활동하는 한국 의사에게 도움을 청했고, 국제구호단체를 통해 한국에 오게 된 것이다. 지난 3월 지구 반 바퀴를 날아온 해리는 이달 초 심장 수술을 받았다.

“이제 축구를 마음껏 할 수 있게 돼서 기뻐요. 집으로 돌아가면 가장 먼저 친구들과 뛰어놀고 싶어요.”

해리가 큰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수술도 잘 되고 해리도 빠르게 회복하고 있지만, 문제는 산더미 같은 치료비다. 수술비에 각종 검사비, 입원료에 약값까지 더하면 5000만 원은 훌쩍 넘는다. 가족의 한 달 생활비가 우리나라 돈으로 2만 원도 안 되는 해리네 상황에서는 도무지 감당할 길이 없다.

그래도 국제구호단체와 병원 관계자들은 “해리가 살아난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했다. 말라위에 계속 있었다면 해리는 더는 숨을 쉬지 못했을 것이다. 수술 부위가 아프고 병원 생활이 답답할 만도 한데 해리는 투정 한 번 부리지 않는다. “한국이 천국 같아요. 저를 도와주고 친절하게 대해주는 분들이 많아요.” 해리는 그토록 바라던 심장 수술을 받은 것만큼이나 한국에 오게 돼서 기쁘다고 했다.

해리의 꿈은 택시운전사다. 말라위의 시골 마을에서 자란 해리는 자동차를 타고 이곳저곳 다니고 싶다고 한다. 병원에 입원해서도 창밖으로 지나가는 자동차를 한참이나 쳐다보곤 한다. 해리는 꿈꾼다. 건강한 몸으로 차를 몰고 이곳저곳을 누비게 될 그 날을.

김유리 기자 lucia@pbc.co.kr



후견인 - 박희숙 수녀(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사회사업팀, 성빈센트 드뽈 자비의 수녀회)

▲ 박희숙 수녀



“해리는 죽을 고비를 넘겼지만, 앞으로 감당해야 할 치료비가 막막한 상황입니다. 가톨릭평화신문 독자 여러분들에게 국가와 인종을 초월한 따뜻한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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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위 소년 해리에게 도움 주실 독자는 28일부터 5월 4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52)에게 문의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