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피어나는곳에] 미얀마 시골 교구의 소신학교 불타, 슬픔에 잠겨

(가톨릭평화신문)
▲ 칼레이교구 소신학교는 지난 4월 전기 누전으로 전소됐다. 사진은 화재 전 소신학생들이 성당에서 기도하고 있는 모습.

▲ 요하네스 클라우자 지부장



미얀마 칼레이교구는 2010년 새로 생긴 젊은 교구다. 50여 명의 교구 사제들이 5만 명의 신자들과 근근이 교구의 역사를 시작해나가고 있다.

수도 양곤에서 차를 타고 22시간을 달리면 칼레이교구 주교관이 있는 사가잉 주 칼레묘 시에 닿는다. 수도에서 떨어진 거리만큼이나 경제나 문화적으로 낙후돼 있다. 이제 막 경제 개발이 시작된 미얀마는 한국의 1950~60년대를 떠올리게 한다. 지역 중심 도시마다 시골에서 올라온 사람들이 넘쳐난다. 이 지역 사람들도 잦은 산사태와 자연재해 등으로 인한 굶주림을 해결하기 위해 도시로 오고 있다.

막 시작된 교구는 해야 할 일이 많다. 주거, 교육, 의료, 생활 전반이 열악한 땅에서 복음을 전하는 일은 쉽지 않다. 칼레묘 성모본당 주임 탕수안랑 신부는 본당에서 사용할 차 한 대를 마련하기 위해 몇 년째 이곳저곳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편지를 보내고 있다. 본당에는 연식도 알 수 없는 낡은 차 한 대가 있는데 비가 세차게 오는 날이나 햇볕이 뜨거운 날에는 아예 달리지를 못한다.

신자의 장례를 치러주는 날이면 반쯤 무너진 의자에 죽은 사람과 가족이 포개 앉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성당을 짓는 일도 기다림의 연속이다. 흙바닥에 양철지붕을 올린 성심성당은 여름엔 찜통이 되고 비 오는 날엔 빗소리에 강론 소리도 들리지 않아 새 성당을 짓고 있지만, 완공까진 기약이 없다. 교구에서도 주교관과 교구청으로 쓰는 소박한 건물 옆에 사목센터를 짓고 싶지만, 계획만 몇 년째다.

예고 없이 찾아오는 사고는 가난한 살림에 더 큰 슬픔이 된다. 4월 발생한 소신학교 화재로 교구는 슬픔에 잠겼다. 낡은 전기시설 탓에 3층 성당에서 불이나 나무 제대를 태우고 전층이 소실됐다. 학생들이 생활하는 2층 기숙사와 1층 다목적홀도 책상 몇 개만 남고 모조리 잿더미가 됐다. 다행히 방학기간이라 사제의 꿈을 키우는 88명의 학생은 피해가 없었지만, 이제부터가 걱정이다. 차를 타고 하루를 꼬박 가야 하는 시골에서 올라온 소년들이 미래를 꿈꿨던 공간이 사라진 것이다.

교구장 리안 켄 탕 주교는 “영성적으로 물질적으로 풍부한 한국 교회 형제자매들의 도움으로 주님의 현존과 형제애를 느낄 수 있길 바란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유은재 기자 you@pbc.co.kr



ACN Korea 요하네스 클라우자 지부장

칼레이교구 방문은 짧았지만 굉장히 감동적이었습니다. 이 젊은 교구의 신자들은 가난함 속에서도 강한 신앙을 가지고 역동적으로, 독실하게, 자랑스럽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가톨릭평화신문 독자분들이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얼마나 더 멋질까, 꼭 함께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많은 도움을 요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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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칼레이교구에 도움 주실 독자는 19일부터 25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52)에게 문의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