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피어나는곳에] 백혈병 걸린 우리 둘째 살려주세요!

(가톨릭평화신문)
▲ 백혈병에 걸린 둘째 손녀가 할머니의 품에 안겨 있다.

▲ 송재남 신부



“머리가 짧아서 남자아이로 착각하더라고요. 이렇게 예쁜데….”

홍정환(45, 가명)씨가 딸 연수(7, 가명)의 까까머리를 어루만졌다. 아빠와 놀이터가 세상에서 제일 좋은 연수는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환자다. 지난해 이맘때 연수의 몸이 불덩이처럼 뜨거웠을 때 그저 독한 감기에 걸린 줄 알았다. 그런데 연수는 약을 먹어도 가쁜 숨을 몰아쉬며 일어나지 못했다. 불길한 예감이 엄습했다. 정환씨는 떨리는 마음으로 연수를 업고 종합병원으로 향했다. ‘백혈병.’ 이 세 글자에 그만 힘이 빠져 주저앉아 버렸다.

홍씨는 3년 전만 해도 고향 목포의 큰 조선소에서 묵묵히 성실하게 일했다. 가정을 꾸렸고 두 딸 지수, 연수가 태어났다. 하지만 아내가 문제였다. 양육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무슨 일을 하는지 새벽에 나가 점심 때 돌아오는 게 일상이었다. 아내에게 화도 내고 얼러도 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홀로 갓난아이 둘을 돌보느라 홍씨는 잠을 잘 수 없었다. 밤을 꼬박 새우고 출근하니 제정신이 아니었다. 졸거나 실수하는 일이 부쩍 잦아져 눈총을 받았다. 참다못한 그는 아내와 갈라섰다.

홍씨는 아픈 기억만 남긴 고향을 뒤로한 채 두 딸을 안고 상경했다. 낯선 동네에 터전을 잡고 새로운 일자리도 얻었다. 서울살이에 적응하려는 찰나 둘째 딸 연수가 백혈병에 걸리면서 평온이 깨졌다.

연수는 일주일에 한 번씩 피를 뽑고 매달 척수를 뽑는다. 마취에 취해 조그만 몸이 축 늘어진 모습을 보면 아빠의 가슴은 미어진다.

집에서 병원까지는 1시간. 처음에는 병원 가기 싫어 울상이었던 연수였지만 지금은 의젓하게 문을 나선다. 홍씨는 그런 연수가 기특하면서도 걱정된다. 최근 갑자기 열이 올라 응급실에 간 적이 있는 까닭이다. 언제 연수가 다시 아플지 몰라 아빠는 눈을 뗄 수 없다.

이 때문에 제대로 된 일자리를 가질 수가 없는 상황. 이제는 모은 돈도 다 떨어져 월세 40만 원도 몇 달째 못 내고 있다. 이런 아들 손녀가 안타까워 여든이 넘은 그의 어머니도 서울로 올라왔다. 할머니의 헌신으로 그나마 두 딸 끼니는 제대로 챙길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 당장 먹고살 문제가 걱정이다.

“연수가 어서 병이 나아 꼭 건강한 모습으로 초등학교에 들어가야 할 텐데.…” 아빠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연수가 천진하게 웃으며 홍씨의 품으로 쏙 들어왔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





후견인/ 송재남 신부(서울대교구 노원본당 주임)

연수 가족은 어려운 살림살이지만 남의 도움을 받지 않고 살아왔습니다. 그러던 중 갑작스럽게 발생한 딸의 백혈병으로 생활에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어린 연수가 완쾌하여 건강하고 씩씩하게 자랄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부탁드립니다.





성금계좌(예금주 : 가톨릭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홍정환씨 가정에 도움 주실 독자는 23일부터 29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21)에게 문의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