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작은 이들에게 독자들이 전해준 사랑의 온기

(가톨릭평화신문)




가톨릭평화신문은 10월 23일 서울 삼일대로 본사 역사전시실에서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제109차 성금 전달식을 열고, 도움이 절실한 이웃 7명에게 1억 7664만 9682원을 전달했다. 이날은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미사는 봉헌하지 않았다. 또 지방에 거주하거나 거동이 불편한 대상자에게는 계좌를 통해 성금을 전달했다. 이번 성금 전달은 본지 제1577호(8월 23일 자)부터 제1583호(10월 11일 자)까지 소개된 사연자를 대상으로 했다.

아픈 몸으로 일하며 10개월 아이를 키우는 미혼부 배기문씨, 무국적 세 할아버지를 돌보는 남성 노숙인 보호시설 은평의 마을, 뇌종양ㆍ뇌출혈로 투병 중인 스무 살 아들을 돌보며 경제적 어려움에 속 끓는 이태봉씨, 강제 결혼에서 도망쳐 한국에 왔지만 유방암에 절망하는 기니 출신 마카베 투레씨까지. 몸과 마음의 치료와 재기가 필요한 이들에게 가톨릭평화신문 독자들이 보낸 사랑의 손길이 전달됐다.

아이와 함께 온 배기문씨는 “뜻하지 않게 너무 큰 도움을 받았다”며 “별거 아닌 이야기인데 같이 공감해주시고 도와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그러면서 “아기는 지금 출생 신고를 하기 위해서 법원에 신청해둔 상태인데 언제 될지는 모르겠지만, 저랑 아기랑 별 탈 없이 앞으로 잘 지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배씨의 아들은 현재 주민등록번호가 없다. 현행 가족관계 등록법상 혼외자는 원칙적으로 엄마만 출생 등록을 할 수 있는데 베트남 출신 불법 체류자인 아이 엄마는 아이를 낳고 사라져 버렸다. 엄마의 소재를 모를 경우 아빠가 출생 신고를 할 수 있어 소송 절차를 밟고 있지만, 엄마가 외국인 불법 체류자라 언제 등록을 할 수 있을지 기약이 없다.

▲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성금 전달식에서 가톨릭평화방송ㆍ평화신문 보도주간 이도행 신부가 미혼부 배기문씨에게 성금을 전달하고 있다.

▲ 제주교구 중앙주교좌본당 주임 현경훈 신부가 김복련 할머니에게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성금을 전달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1579호 사연으로, 37년간 의식 없는 아들을 돌보고 있는 김복련 할머니는 전달식에 참석하지 못해 본당에서 따로 전달식을 가졌다. 중앙주교좌본당 빈첸시오회장 고영순씨 제공



은평의 마을을 대표해 참석한 후견인 이영찬(예수회) 신부는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라는 예수님의 말씀처럼 가톨릭평화신문에서 가장 작은 이들을 찾아서 이런 좋은 일을 하시는 것에 대해서 참으로 감사하다”며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이 세상에 가장 작은 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줄 수 있도록 성장하길 바란다”고 기도했다.

이태봉씨는 “아들이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게 도와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아들이 일어나면 병원에 가서 봉사하겠다는 약속을 꼭 지키겠다”고 말했다. 마카베 투레씨는 “너무 감사해서 어떻게 인사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모든 후원자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가톨릭평화방송ㆍ평화신문 보도주간 이도행 신부는 “20년 동안 이 일을 계속해 올 수 있었던 것은 후원자들과 후견인들 덕분”이라며 “후원자들이 성금을 보내주시는 것은 하느님의 축복을 전하는 일인 만큼 성금이 지향대로 잘 사용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는 매주 어려운 이웃과 공동체의 사연을 소개하고 공개 모금하는 사랑 나눔 캠페인이다. 가톨릭평화신문은 2001년부터 이 캠페인을 통해 지금까지 성금 136억 5863만 314원을 총 938명에게 전달했다.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

성금전달내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