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피어나는곳에] 고통의 그림자에 짓눌린 가족, 웃음 되찾고 싶지만…

(가톨릭평화신문)
 
▲ 박순남(오른쪽)씨는 끊임없이 밀려오는 극심한 고통을 견디며 살고 있다. 이순우 사회사목분과장이 박순남씨를 위로하고 있다.

 

 
▲ 이순우 분과장

 

 


서울 광진구 한 주택가에서 만난 박순남(48)씨는 인터뷰 내내 심한 고통으로 얼굴이 일그러졌다. 3년 전 오른쪽 무릎 수술 후유증으로 찾아온 복합부위통증증후군으로 몸에 바람만 스쳐도 불에 타는 듯한 통증을 느끼기 때문이다. 몸에 관을 삽입하는 통증 완화 시술도 받았지만 큰 효과가 없었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2층에 살다 보니 외출도 할 수 없다. 끊임없이 몰려오는 고통의 바닷속에서 24시간을 허우적거리는 삶이 반복될 뿐이다.

우울증도 심해져 얼마 전에는 극단적 선택을 했다. 박씨는 “가족에게 짐이 되는 것 같아 옥상에서 뛰어내리려고 계단을 기어 올라가는 중 고통을 참지 못하고 의식을 잃었다”며 “정신을 차려보니 남편이 나를 붙잡고 있었다”며 흐느꼈다.

남편 이유신(48)씨는 죽으려는 아내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지 못했다. 이씨도 오랜 투병과 계속된 아내 간호에 삶의 의욕을 잃은 지 오래다. 이씨가 결혼 전부터 앓아온 B형 간염은 평생을 그의 발목을 잡았다. 조금만 일해도 극심한 피로가 몰려왔고 제대로 된 직장도 구할 수 없었다. 최근에는 황달이 심해지고 호흡도 가빠져 퀵 서비스 일도 그만뒀다. 고통과 우울증에 시달리는 아내를 24시간 돌봐야 하기에 곁을 떠날 수도 없다. 며칠 전에는 대장 검사에서 악성 종양이 발견되며 시름은 더 깊어졌다.

박씨는 “집안에 병자가 있다 보니 가족이 행복했던 시절이 있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며 “본인들도 아픈데 투정을 부리지 않는 아이들에게 미안하기만 하다”라고 말했다.

올해 20살인 큰아들은 백일 때 백내장을 앓았다. 잘 놀기에 증상이 있는지도 몰랐지만, 뒤늦게 발견하고 수술만 다섯 번을 받았다. 지금도 멀리 있는 사물이 잘 보이지 않아 군 신체검사에서 보충역 판정을 받았다. 중학교 2학년 작은아들도 머리에 종양이 있지만, 병원비 부담과 위험한 수술이라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 박씨도 추가로 왼쪽 연골 수술을 받아야 하지만 1500만 원이 넘는 수술비와 후유증이 걱정돼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가족의 수입이라야 기초생활수급비로 나오는 160여만 원이 전부다. 얼마 되지 않는 돈을 아껴 빚을 갚는 바람에 올해부터 기초생활수급비 지원이 50만 원 줄었다. 수술비와 생활비로 짊어진 빚만 5000만 원. 도와줄 가족이나 친인척도 없다. 그나마 박씨의 어려운 사정을 들은 인근 자양동본당 빈첸시오회에서 6월부터 돕고 나서며 사랑의 온기를 전하고 있다.

박씨는 “건강해져서 가족과 함께 웃을 수 있는 날이 올지 모르겠다”며 힘겹게 손을 들어 눈물을 훔쳤다. 그러면서 “계단이 없는 1층으로 이사만 할 수 있어도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백영민 기자 heelen@cpbc.co.kr



후견인 /서울 자양동본당 이순우(이레나) 사회사목분과장

통증의 고통 속에서 하루하루를 견디는 삶을 살고 있는 박순남씨에게 많은 도움과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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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남씨 가정에 도움 주실 독자는 4일부터 10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21)에게 문의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