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피어나는곳에] 마음의 병 생긴 딸의 끊임없는 폭력에 무너지는 노모

(가톨릭평화신문)
 
▲ 김남이씨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버틸 수 있는 것은 신앙 덕분이다. 김씨가 성전에 앉아 기도를 바치고 있다.

 

 


“나는 너를 사랑하지만 너는 나를 사랑하지 않으니까, 제발 우리 이제 헤어져서 살자.”

여든이 넘은 엄마는 오늘도 쉰 살 딸에게 사정한다. 하지만 엄마는 딸에게 매일 빌 수밖에 없다. 자신을 향한 딸의 폭행이 멈추지 않는 한.

김남이(가명, 85, 아녜스, 제주 화북본당)씨의 시선은 항상 딸 이명은(가명, 51)씨를 향해 있다. 딸이 언제 얼굴을 바꿔 자신에게 달려들지 모르기 때문이다. 딸의 폭행이 시작되면 김씨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그는 매일 딸의 손찌검과 욕설을 온몸과 마음으로 받아낸다. 자신의 딸이기 때문에.

김씨는 원룸에서 딸과 함께 산다. 컨테이너에서 살다 기초생활수급자가 되면서 행정복지센터에서 집을 마련해줬다. 살 곳이 생겼다는 기쁨도 잠시, 딸과 함께 살면서 폭행이 시작됐다. 코로나19로 외출이 어려워지면서 폭행 횟수는 늘고 강도는 더 심해졌다. 딸 이씨는 혼잣말하다가도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운다. 그러다 김씨에게 달려들어 손찌검하고 욕설을 한다.

딸 이씨는 정신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씨는 서울에서 학원을 운영했다. 결혼했고, 아들도 있었다. 하지만 아들이 3살 되던 해 남편과 이혼을 했다. 이혼 후 아이는 남편이 키우기로 하면서 아이와도 헤어졌다. 이혼 무렵 원인 모를 화재에 얼굴을 제외한 온몸에 화상을 입기도 했다.

마음의 상처가 덧난 탓일까. 원망의 대상은 엄마가 됐다.

김씨의 삶도 상처투성이다. 김씨는 아들 셋에 딸 하나를 둔 엄마였다. 넉넉하진 않지만, 행복한 삶이었다. 하지만 큰아들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면서 불행이 시작됐다. 둘째 아들은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셋째 아들은 10년 전 집을 나가 소식이 끊겼다. 그리고 딸 이씨까지. 몇 년 전 대장 기능에 이상이 생겨 자가 배변이 어려워졌고 수술 후 배변 주머니를 몸에 달았다. 허리디스크와 무릎 통증도 김씨를 힘들게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힘든 것은 마음의 병이다.

김씨가 지금 바라는 것은 딸이 시설에 들어가 치료를 받으며 생활하는 것이다. 하지만 딸을 강제로 시설로 보낼 수 없는 데다 김씨가 시설로 들어갈 수도 없다. 지금 사는 집은 행정복지센터에서 김씨를 위해 마련해준 곳이다. 그래서 김씨가 시설로 가면 딸은 더 이상 이 집에서 살 수 없다. “한 달, 아니 일주일이라도 따로 살았으면 좋겠는데 그러질 못해요. 내가 시설로 가자니 딸이 불쌍하고 안 가자니 힘들고. 우리 딸 쫓겨나면 어디서 살아요.” 말끝을 흐리는 김씨. 김씨는 이런 상황에서도 오직 딸 걱정뿐이다. “딸만 이렇지 않으면 저는 아무래도 좋아요. 땅을 기면서 살아도 좋고 아무것도 없이 살아도 좋으니까. 딸만 이렇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





후견인 / 제주 화북본당 빈첸시오회 오승후(토마스) 회장

 

 

 

 

 
▲ 오승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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