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돋보기] 트위터 외교

(가톨릭평화신문)



외교 활동은 의전과 협상으로 실행된다. 그런데 지난 6월 30일 판문점 남북미 정상 회동은 기존 외교 활동의 모든 통념과 관례를 뛰어넘고 앞뒤 순서마저 바꿔 놓았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에 남긴 한 줄의 글이 실마리가 됐다. 적대 국가 정상이 트위터를 통해 절차와 시간, 공간을 모두 줄였다. 제안에서 만남까지 걸린 시간은 31시간 53분. 트위터가 통신과 미디어의 역할을 넘어 이제 정치와 외교의 수단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왜 트위터를 선택했을까? 짧은 시간에 전 세계를 움직이고 자신이 주목받을 수 있는 매체로 판단한 듯하다. 최고의 외교관인 대통령이 기존 외교 관례에서 벗어나 영화 속 외교 활동을 현실로 끄집어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 소회에서 “기존의 외교 문법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제안과 과감한 호응은 상식을 뛰어넘는 놀라운 상상력의 산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끊임없는 상상력의 발동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대통령의 말처럼 과거의 문법을 뛰어넘는 창의적인 상상력은 새로운 평화와 행복을 가져다줄 것이다. 그러나 성과 없이 상상력에만 그친다면 어떻게 될까? 정치적, 외교적 ‘쇼’라는 허상만 남을 것이다. 새로운 외교 활동의 수단으로 트위터가 등장하고 외교관을 대신해 AI가 협상에 나간다고 해도 창의력과 발상의 전환은 외교관 즉 사람의 몫이다.

역사상 유례없는 트위터 외교를 통해 한반도 평화의 물꼬는 트였지만, 비핵화와 평화 정착의 실질적인 방안에 대한 협상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트위터로 돌파구를 찾은 북미 간 협상이 지혜로운 상상력으로 빠르게 해법을 찾아 한반도와 동북아를 넘어 세계 평화로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