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시복·시성 기도운동에 다시 마음을 모으자

(가톨릭평화신문)


조선 왕조 치하 순교자 2차 시복과 근ㆍ현대 신앙의 증인에 대한 한국 교회 예비심사 절차가 2020년 말을 목표로 착착 진행되고 있다. 2014년 시복된 복자 124위에 비해 ‘하느님의 종 이벽 요한 세례자와 동료 132위’ 시복 안건은 이름과 세례명이 빠지거나 순교 방식이 불분명한 순교자들이 많고 안건 자체가 복잡하다. 또한, ‘홍용호 프란치스코 보르지아 주교와 동료 80위’는 시복 추진 대상자 상당수가 북한 땅에서 순교해 현장 조사에 어려움이 많았다. 그런데도 각각 12회기(133위), 19회기(81위)에 걸친 시복 법정과 현장 조사가 모두 마무리됐고, 이제 교황청 시성성에 보낼 시복 조서 등 공적 문서 정리와 번역 절차만 남겨두게 됐다. 그간 133위와 81위 시복을 위한 예비심사에 헌신한 청원인과 검찰관, 공증인, 역사ㆍ고문서 전문가 위원, 증인 등 관계자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하지만 124위 복자 시복 때와 비교하면 한국 교회 전반에선 133위나 81위에 대한 관심과 기도 운동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신상원 보니파시오와 동료 37위의 시복, 나아가 가경자 최양업 신부의 시복, 124위 복자의 시성 작업도 추진해야 하는 터에 이런 상황은 문제가 많다.

시복ㆍ시성을 위한 기도 운동의 열기가 식어간다는 것은 시복ㆍ시성 추진의 동력이 끊긴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복ㆍ시성 사업에서 기도와 현양 운동은 일종의 열쇠다. 박제된 복자, 박제된 성인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지역 교회의 기도와 현양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교회 구성원들이 얼마나 간절히 순교자와 증거자들의 시복시성을 원하는지 아닌지에 따라 시복ㆍ시성이 결정될 것이기에 전국 본당들 또한 더 많은 관심과 열심으로 시복ㆍ시성을 위한 기도 운동에 참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