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제들을 위해 기도하자

(가톨릭평화신문)


전례력으로 2020년을 시작한 지난해 12월 대림 시기부터 지금까지 한국 교회내 각 교구와 수도회에서 130명에 가까운 새 사제가 탄생했다. 다시금 새 사제들에게 축하 인사를 드린다.

사제직은 주님 제단에서 미사를 봉헌하고, 성체성사를 비롯한 성사를 베풀며, 하느님의 백성인 교회에 봉사하는 참으로 영광스럽고 영예로운 직분이다. 이 거룩한 사제직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선 사제 개인의 힘으론 불가능하다. 하느님의 은총과 주변의 기도가 필수 조건이다. 그 증거가 매해 사제서품식 때마다 드러난다. 부모와 친지, 본당 신자들과 성소후원회원들의 끊이지 않는 기도가 사제 성소자를 양성하고 새 사제를 배출해 오고 있음을 해마다 눈으로 확인한다.

사제는 서품식 때 바닥에 엎드려 하느님의 외아드님이심에도 자신을 낮추시어 비천한 인간이 되시고 십자가에 달려서 죽기까지 온전히 자신을 비우신 그리스도를 따르겠다고 서약한다. 이 서약처럼 사제직의 출발은 ‘자기 비움’이다.

사제가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제직을 제대로 수행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사제들이 서품 때의 초심을 잃지 않고 끝까지 주님을 닮은 착한 목자로 살며 하느님 나라를 선포할 수 있도록 교회 구성원 모두가 협력해야 한다. 그 첫째는 기도이다. 사제를 위한 기도는 교회를 정화하는 샘과 같다. 모든 신자가 지속적인 기도로 사제를 뒷받침해야 한다. 그다음으로는 사제직의 본질을 훼손하지 않는 것이다. 사제와 신자들이 신앙이 아닌 다른 논리와 이념으로 사제직을 함부로 재단해서는 안 된다. 사제들이 한평생 착한 목자로 살아갈 수 있도록 배려하고 돕는 신자들의 성숙한 도움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