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상’ 받은 이경식 박사

(가톨릭신문)

“부족한 저이지만 하느님께서 호스피스의 길을 통해 죽음을 앞둔 수많은 말기환자를 돌보도록 이끌어주셨습니다. 하느님께 모든 감사와 찬미와 영광을 드리고 싶습니다.”

2월 8일 제36회 가톨릭대상 사랑상을 수상한 이경식(바오로·77·사진) 박사는 “지금까지 주님께서 보내주신 은인들에게 감사의 말씀들 드리고 싶다”며 “호스피스에서 돌아가신 연령들과 그 가족들, 저를 위해 기도해주신 신부님, 수녀님, 선배님들, 호스피스 동료들, 봉사자들께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40여 년 전 당시 처음 호스피스를 시작할 때 호스피스는 기피 대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호스피스는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국가사업으로까지 정착됐습니다.”

이 박사는 1981년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호스피스 운동 창설자 중의 한 사람이다. 1967년 가톨릭대 의과대학을 졸업한 이 박사는 미국에서 혈액종양학 전문의를 취득하고, 암 환자들을 만나면서 죽음을 앞둔 환자들을 위한 호스피스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러나 당시 한국에는 호스피스라는 말 자체가 낯선 환경이었다. 거의 모든 병원이 호스피스 환자를 기피했다. “돈을 벌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이 박사는 귀국 후 1981년 가톨릭의대 내과 조교수로 취임하면서 가톨릭중앙의료원을 중심으로 호스피스 운동을 확산시켰다. 1998년에는 한국 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를 창설하고, 「해처럼 빛나고」를 비롯한 호스피스 관련 서적 6권을 집필해 대중들에게 호스피스의 중요성을 알리는 한편, 출판 수익금을 다시 호스피스 활동을 위해 기증하기도 했다.

이 박사는 “(호스피스 운동 창설 당시부터) 가톨릭중앙의료원은 호스피스를 적극적으로 후원해 주셨다”며 호스피스 활동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체험시켜주면서 주님 영광을 드러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호스피스의 길을 걸어온 지 38년. 2008년 정년을 맞아 퇴임했지만, 이후로도 서울성모병원 호스피스센터의 활동을 돕고, 호스피스 봉사, 가정방문호스피스 등 호스피스 활동을 이어왔다. 죽음을 앞둔 말기 암 환자를 향한 헌신적인 사랑의 힘을 이 박사는 ‘하느님의 은혜’에서 찾는다.

“제 삶을 되돌아보면 가톨릭교회로 이끌어 주셨고, 또한 가톨릭의대를 졸업해 의사가 돼 38년간 서울성모병원에서 호스피스의 길을 걷도록 이끌어 주셨습니다. 주님께서 제 삶을 선으로 이끄시고 모든 은혜를 베풀어주셨습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