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로나19, 교회 공동체 정신으로 극복해야

(가톨릭평화신문)


코로나19가 2월 중순이 넘도록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그 피해가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있다.

늘 그렇듯 위기가 닥치면 취약계층이 가장 먼저 위험에 노출된다. 이미 전국 천사무료급식소 26곳이 일시 폐쇄되면서 홀몸노인 등 1만여 명이 끼니 걱정을 하는 신세가 됐다. 또 사회 약자를 대상으로 무료 진료 활동을 하는 라파엘클리닉도 2월 한 달간 문을 닫았고, 서울대병원 쪽방촌 의료 봉사도 중단됐다. 문을 열고 있는 각종 사회복지시설도 자원봉사자 부족으로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29번 확진자가 홀몸노인 도시락 배달 봉사 활동을 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봉사자 구하기는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지금 추세로 볼 때 코로나19 사태가 짧은 시간 안에 종식될 것 같지 않다. 2월 18일 현재 국내 확진자는 31명을 기록했고, 최초 발병 국가인 중국 내 확진자는 7만 명, 사망자는 1800명을 넘어선 상태다. 이웃 일본도 크루즈선을 포함해 416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데다 지역사회 감염 사례까지 확인되면서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수록 사회 약자의 고통이 가중될 게 명확하다. 지방 자치 단체가 도시락을 서둘러 제공하는 등 조처를 하고 있지만, 역부족 상황이다. 정부는 이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데 필요한 예산과 인력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하고 지역사회 또한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가톨릭교회는 질병과 전쟁 등 이웃이 어려울 때 구호에 나선 오랜 전통을 갖고 있다. 취약계층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길이다. 지금은 교회가 공동체 정신을 발휘하고 힘을 모아야 할 때다.